자유게시판

트럼프 압박에 도움의 손길도 '뚝'…더 고달파진 캐러밴 여정

작성자
그늘집
작성일
2019-04-21 21:34
조회
3593

미국에 가기 위해 도보로 멕시코 고속도로 통과하는 캐러밴 [AP=연합뉴스]


멕시코 치아파스주 지나는 캐러밴 [AP=연합뉴스]


개울에서 목욕하고 빨래하는 중미 이민자들 [AP=연합뉴스]

멕시코 내 인심 흉흉해져 음식·차량·일자리 제공 끊겨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중미 국가의 폭력과 마약, 빈곤을 피해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의 여정이 더욱 고달파졌다.

캐러밴의 미국 유입을 막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유지인 멕시코를 압박하면서 멕시코 내 인심도 흉흉해져 도움의 손길이 뚝 끊긴 탓이다.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캐러밴이 지나는 멕시코 치아파스주 마파스테펙에서 이민자들을 만나 굶주림과 피로에 시달리는 이들의 상황을 전했다.

2살 아들과 함께 미국행에 나선 온두라스 출신 마디손 멘도사(22)는 숙모의 조언으로 캐러밴에 합류했다. 숙모는 멕시코 곳곳의 사람들이 이민자들을 돕기 때문에 여정이 그리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국가 출신 캐러밴이 멕시코를 종단할 때 멕시코 지방정부나 인근 교회, 주민들이 음식이나 거처를 제공하곤 했다.

지나던 트럭 운전사들은 도보에 지친 이민자들을 태워줬고, 이민자들의 여비 마련을 위해 임시 일자리를 주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쏟아지던 도움의 손길은 이제 말라버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멘도사는 "제일 힘든 것은 아이가 먹을 것을 달라고 조르는데 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라며 흐느꼈다.

운전자들에겐 허가 없이 이민자들을 태우면 벌금을 물린다는 경고가 내려졌다.

치아파스주 우익스틀라의 에이만 바스케스 목사는 이민자들을 범죄와 치안 불안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반(反) 이민 발언들이 캐러밴을 향한 지원이 줄어든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P에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차별과 외국인 혐오 움직임, 그리고 치아파스 치안 불안을 이민자 탓으로 돌리는 언론 탓에 도움이 끊긴 것"이라고 말했다.

온두라스 출신 헤오바니 비야누에바(51)는 "우리를 지치게 하려는 것이 정부의 전략인 것 같다"고 했다.

멕시코 내의 분위기 변화는 미국의 거세지는 압박과 무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 캐러밴을 막아 세우라고 촉구하며 무역 제재나 국경 폐쇄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교역의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멕시코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미국 가는 길은 더 험해졌지만 이민자 행렬이 곧 끊길 것 같지는 않다.

폭력배들의 살해 위협을 피해 미국행을 결심했다는 비야누에바는 "살려고 떠났다. 절대로 돌아가진 않겠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전체 0

전체 64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651
트럼프 "조만간 멕시코 국경 방문"…반(反)바이든 행보 본격화
그늘집 | 2021.03.28 | 추천 0 | 조회 4177
그늘집 2021.03.28 0 4177
650
바이든 "美 이민자 증가, 나 때문 아니다…매년 있는 일"
그늘집 | 2021.03.26 | 추천 0 | 조회 3893
그늘집 2021.03.26 0 3893
649
신속한 이민개혁 촉구…이민자들 LA서 시위
그늘집 | 2021.03.25 | 추천 0 | 조회 3781
그늘집 2021.03.25 0 3781
648
꺾이지 않는 아메리칸드림…"중남미 4천200만명 미국행 희망"
그늘집 | 2021.03.24 | 추천 0 | 조회 3871
그늘집 2021.03.24 0 3871
647
국경 다리 통해 멕시코로 추방되는 중미 밀입국자들
그늘집 | 2021.03.24 | 추천 0 | 조회 3816
그늘집 2021.03.24 0 3816
646
밀입국 한달새 168% 급증
그늘집 | 2021.03.24 | 추천 0 | 조회 3599
그늘집 2021.03.24 0 3599
645
가족단위 중남미 밀입국자 호텔에 '인도적' 수용
그늘집 | 2021.03.21 | 추천 0 | 조회 4051
그늘집 2021.03.21 0 4051
644
트럼프 "메건 마클 美대선 출마? 내 출마 의사 자극할 뿐"
그늘집 | 2021.03.17 | 추천 0 | 조회 3621
그늘집 2021.03.17 0 3621
643
중단된 국경 장벽
그늘집 | 2021.03.15 | 추천 0 | 조회 3848
그늘집 2021.03.15 0 3848
642
'나홀로' 밀입국 미성년자 급증
그늘집 | 2021.03.12 | 추천 0 | 조회 3992
그늘집 2021.03.12 0 3992
641
대선불복 소송 ‘전패’
그늘집 | 2021.03.10 | 추천 0 | 조회 4092
그늘집 2021.03.10 0 4092
640
8인승에 무려 25명 탔다가…SUV, 트럭에 받혀 13명 사망
그늘집 | 2021.03.03 | 추천 0 | 조회 4118
그늘집 2021.03.03 0 4118
639
트럼프 “내가 그립나”… 2024 대선 출마 시사
그늘집 | 2021.03.01 | 추천 0 | 조회 3951
그늘집 2021.03.01 0 3951
638
‘탄핵을 지지했겠다’…충성파 내세워 보복 나선 트럼프
그늘집 | 2021.02.28 | 추천 0 | 조회 3899
그늘집 2021.02.28 0 3899
637
"부모없이 미국 밀입국하려던 아동 700여명 수용"
그늘집 | 2021.02.25 | 추천 0 | 조회 4049
그늘집 2021.02.25 0 4049
636
“이민자는 필수다”
그늘집 | 2021.02.23 | 추천 0 | 조회 3741
그늘집 2021.02.23 0 3741
635
미국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50만명 넘어
그늘집 | 2021.02.22 | 추천 0 | 조회 3663
그늘집 2021.02.22 0 3663
634
멕시코 국경에 발 묶였던 망명 신청자 25명, 미국 땅 밟아
그늘집 | 2021.02.20 | 추천 0 | 조회 3929
그늘집 2021.02.20 0 3929
633
다시 몰려드는 미국행 이민자들…멕시코 남부 국경 쉼터 '만원'
그늘집 | 2021.02.18 | 추천 0 | 조회 3892
그늘집 2021.02.18 0 3892
632
모니터로 국경 밀입국 감시
그늘집 | 2021.02.15 | 추천 0 | 조회 4156
그늘집 2021.02.15 0 4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