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단속 강화하면서…‘I-20 학교’ 관리는 허술

비자 사기·비리 연루, 인허가 취소 학교들
여전히 I-20 발급자격, 유학생들 피해 우려

학생비자 사기에 연루됐거나 각종 비리로 인허가가 취소된 학교들까지 I-20 발급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민당국의 유학생 및 I-20 학교 관리가 지나치게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비영리 이민정책기관 ‘이민연구센터’(CIS)는 10일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산하 유학생 관리 전담기구 ‘SEVP’가 각종 비리에 연루돼 학교 인허가가 취소됐거나, 학생비자 장사로 적발된 소위 ‘비자장사 학교’(Visa Mill)들까지 I-20 발급자격 학교목록에 올려놓고 있다며 SEVP가 I-20 발급 학교 관리에 큰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EVP는 유학생들의 학생비자 신분 유지와 I-20 발급 학교에 대한 관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CIS에 따르면, SEVP의 I-20발급 자격학교 목록에는 학생비자 장사로 악명 높았던 북가주 샌호세의 ‘실리콘밸리 대학교’(SVU) 등 I-20 발급자격이 박탈됐어야 할 4개의 문제 학교들이 여전히 I-20 발급자격을 유지하고 있어, 자칫 유학생들의 피해마저 우려된다.

SEVP가 신속하게 정보를 업데이트해야 하는 ‘I-20 발급 자격 학교 목록’은 미 전국 7,000여개에 달하는 I-20 발급승인 학교 명단으로 미 재외공관들이 학생비자(F-1) 심사에서 비자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데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이 목록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자칫 학교 인허가조차 없는 학교를 통해 I-20를 받은 학생들이 학생비자를 받게 될 수 있고, 학교 승인조차 받지 못한 학교에서 비싼 학비를 내고, 엉터리 수업을 받는 피해를 당할 수 있다.

CIS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교육 당국은 이미 SVU에 대한 학교 인가를 취소했고, 이 학교가 더 이상 영업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으나, SEVP는 여전히 이 학교의 I-20 발급자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SVP는 비자장사 뿐 아니라 이 학교 총장이 학교로부터 1,250만달러에 달하는 불법 융자를 받은 사실까지 적발돼 캘리포니아 주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CIS는 주 교육당국으로부터 인가 취소조치를 당한 학교는 마땅히 I-20발급 자격이 박탈되어야 하는데도, 이 목록에서 학교 이름이 사라지기까지 장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은 SEVP의 학교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CIS는 최근 비자장사를 하다 문을 닫은 버지니아주의 ACCT 대학의 경우에도, 비자장사가 적발돼 학교 문을 닫기까지 SEVP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SEVP의 학교 관리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척 그래즐리 상원의원도 지난달 국토안보부에 서한을 보내, SEVP가 I-20 자격 학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래즐리 의원은 SVU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에 소재한 ‘허구앤 대학교’(Herguan Univ.)에 대한 SEVP의 늑장 대처도 꼬집었다.

이 학교는 비자장사 혐의 뿐 아니라 학교총장이 비리에 연루돼 사법당국에 체포, 수감되기까지 했지만, 체포됐던 총장이 풀려날 때까지도 SEVP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문제점 개선을 촉구했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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