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민자 문제가 이번 미 대선의 핵심 쟁점이 됐나

(BBC 뉴스 코리아) =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공식 대선 후보를 지명하기까진 아직 몇 달이 남았지만,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바로 직전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간 접전이 또 한 번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오는 11월 5일로 예정된 대선의 승패를 가름할 중요한 이슈가 있다.

미 조지메이슨대학교에서 이민 문제 및 조직범죄에 대해 가르치는 과달루페 코레아-카브레라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외교에서 다른 큰 사건이 터지지 않는다면 국경 문제가 백악관의 주인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늘 거론되는, 분열을 일으키는 이슈이죠. 그런데 특히 ‘두려움의 정치’ 내러티브에 힘입어 현재 이민 문제는 전례 없는 추진력을 얻고 있습니다.”

철조망 사이를 걷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국경 통제권을 두고 연방 정부와 주 정부 간 벌어진 갈등의 근원지인 이글 패스 지역을 찾았다

한편 국경 문제의 중요성을 의식한 듯,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지난 29일(현지시간)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인 텍사스 지역을 경쟁적으로 방문했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이민 이슈에 진지하다는 점을 설득하고자 노력했으며, 트럼프 후보는 이번 방문을 자신의 정치계에 입문한 뒤 늘 커리어의 중심에 있던 이민 문제에 주목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로 삼았다.

트럼프 후보는 텍사스주 이글 패스 지역으로 향하면서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망치고 있다”면서 “우리가 국경 문제를 맡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전역의 도시에서 “이민자 범죄” 물결을 일으켰다고도 지적했다.

300km 떨어진 브라운스빌 지역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지역 의원들에게 “순전히 당파적인 정치”를 그만두라고 연설하는 한편, 트럼프 후보에게 “정치 놀이”는 중단하고 국경 문제에 대해 자신과 “동참하라”며 마치 화해의 제스처를 전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바이든 재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사실 트럼프 후보가 바라는 건 국경 안보가 아니다. 그는 혼돈과 잔인함을 원할 뿐이다. 그래야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의 가장 큰 문제’

‘국경을 지키자’는 글귀가 적힌 모자를 쓴 트럼프 지지자

한편 이민 문제와 관련해 여론 조사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썩 유리하지 않은 모습이다.

우선 지난달 갤럽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28%가 경제와 인플레이션 등 다른 모든 이슈를 제치고 이민 문제야말로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답했다.

해리스의 여론 조사에선 여러 이슈에 관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중 이민 문제에 대한 지지율은 35%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대선을 1년 앞두고 미국 ABC 방송사/입소스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선 전반적으로 미국인들은 이민 문제에 대해 공화당이 더 잘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몬머스의 여론 조사에선 미국인의 약 61%가 불법 이민을 “매우 심각한 문제”로 꼽았으며, 사상 최초로 응답자의 과반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제안을 지지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 워싱턴 소재 비당파적 싱크탱크인 ‘이민정책연구소(MPI)’의 무자파르 취스티 수석 연구원은 “1달 전까지만 해도 이민이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 이슈 중 하나라고 말했을 테지만, 이젠 확실히 가장 핵심적인 이슈”라고 설명했다.

취스티 연구원은 “그 이유는 분명하다”면서 “국경 지역에서 실제로 위기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민 문제에 대한 토론에서 빠진 요소는 없을까. 미국은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으로, 이주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 그러나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이민 문제에 대한 논의 시 이러한 부분은 잘 다뤄지지 않는다.

비상 담요를 덮은 채 국경 지역의 시설에서 대기하는 이민자들
여론조사에선 미국인의 3분의 2 이상이 바이든 현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 이민법원에서 계류 중인 사건만 해도 300만 건이며, 그중 이민자들이 이미 망명을 신청한 사건도 100만 건 이상이다.

이는 전례 없는 수치다.

바이든 현 대통령의 재임 중 불법으로 미국에 입경하다 체포된 이들은 630만 명 이상이다. 이는 트럼프,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임기 때보다도 더 큰 규모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불법 월경으로 24만9785명이 체포되며 새롭게 기록이 경신됐다. 이는 11월에 비해선 31%, 이전 기록이었던 전년 12월에 비해선 13% 증가한 수치다.

이중 대다수가 라틴 아메리카 출신이긴 하나, 서아프리카, 중동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이민자들이 몰려들었다.

아메리카 대륙 외 이민자 중 가장 규모가 많이 늘어난 이들은 바로 중국인이다. CBP에 따르면 지난해 미 남부 국경에서 구금된 중국인은 3만 7000여 명으로, 2년 전에 비해 50배나 증가했다.

한편 취스티 연구원은 “(이민자 급증이) 근본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유권자들이 이를 미국의 가장 큰 문제로 여기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와 바이든 재임 시절 미국-멕시코 국경의 이민자 규모 추이

미국 내부의 문제

사실 미국의 역사에서 이민 문제는 그다지 새롭지 않다.

그러나 치스티 연구원은 텍사스주에서 새로운 역사의 장이 펼쳐졌다고 말한다.

지난 2021년,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연방 정부가 국경을 보호할 의무를 포기”했다고 주장하며 더 강경한 이민자 단속 계획인 ‘론스타 작전’에 착수했다.

해당 작전의 일환으로 미군에 의존하긴 하나 주 정부의 명령을 따르는 주 방위군을 적극 배치했으며, 미국과 멕시코를 나누는 리오그란데강에 날카로운 금속을 붙인 부유식 장벽을 설치하는 한편, 해안가엔 철조망을 설치했다.

이민자 인권 단체들은 이러한 장벽이 이미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등 “죽음의 덫”이라고 비난하고 나섰으며, 바이든 행정부 또한 텍사스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연방대법원의 개입도 요청했다.

한편 플로리다, 오클라호마, 사우스다코타, 몬태나 등 다른 공화당 주에선 애벗 텍사스 주지사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1월 25일, 주지사 25명은 “자신을 방어할 텍사스의 헌법적 권리”를 지지한다는 서명을 발표했다.

버스 옆에 서 있는 이민자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민자 10만 명 이상을 민주당 거점 도시들로 보냈다

취스티 연구원은 “그러나 그중에서도 애벗 주지사가 민주당 우세 지역에 교훈을 준다며 했던 행동이 가장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 2022년 이후부터 버스에 10만 명 이상의 이민자들을 태워 뉴욕, 시카고, 덴버, 로스앤젤레스 및 워싱턴 DC 소재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 자택 앞 등으로 보내고 있다.

머물 곳도, 취업 허가증도 없는 이민자 수천 명이 도착하며 해당 도시의 사회복지 서비스는 시험대에 올랐으며, 갈 곳이 없어 거리를 배회하는 이들의 모습이 지역 뉴스를 연일 뒤덮고 있다.

취스티 연구원은 “즉 보통 국경과 가까운 주에서만 일어나는 문제라고 여겨지던 일들이 더 내부에 자리한 주와 민주당 거점 지역까지 확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록 일시적이긴 했지만, 즉각적으로 이러한 도시들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의심할 여지 없이 친이민자 성향이었던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 또한 갑자기 공화당원처럼 이민 정책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며 국경 통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애벗 주지사의 이러한 행동은 공화당의 이민 정책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이민 정책도 변화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이민 문제’ 카드

선거 유세 중인 트럼프 후보
트럼프는 이번 대선 운동에서도 ‘이민 문제’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취스티 연구원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이민 문제’ 카드를 들고 와 트럼프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도 같은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멕시코 이민자들을 ‘강간범’, ‘살인자’ 등으로 부른 바 있던 트럼프 후보는 최근에도 이와 비슷한 표현을 했다.

우선 지난해 12월 뉴햄프셔주에서 열린 유세에선 이민자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1월 뉴햄프셔주 예비 선거에서 승리했을 때도 “수백만 명이 불법적으로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우리는 저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감옥에서 왔을 수도 있고, 정신 병원에서 왔을 수도 있다. 이는 그저 미국을 죽이고 있는 꼴”이라고 연설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다시 당선될 경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을 단행할 것이며, 미국 영토에서 태어나면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출생 시민권 제도를 폐지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이는 상당한 법적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친이민자 단체인 ‘아메리카스 보이스’의 더글라스 리블린 홍보 책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바로 이 지점을 공격해 선거에서 유리한 포인트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블린 책임자는 앤서니 저커 BBC 북미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는 대규모 체포 및 추방을 말한다”면서 “대부분 미국인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미국인들은 국경의 안전을 원하지만, 합법적인 이민은 좋은 일이라고도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리블린 책임자는 공화당이 2018, 2020, 2022년 등 이미 지난번 선거에서도 이민자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하려 들었으나,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의 차례

철조망에 걸려 있는 구명조끼 두 벌
친이민자 비정부기구들은 텍사스 이글 패스에 설치한 철조망은 죽음의 덫이라며 비난한다

한편 이민 문제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 번화도 두드러진다.

부분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이, 또 부분적으로는 민주당 내부의 정치적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다. 일례로 민주당 소속의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지사는 최근 바이든 정부에 주방위군을 국경으로 재배치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지원을 거절하자 주 정부의 비용을 들여 직접 실행에 옮긴 바 있다.

또한 가장 유력한 경쟁자인 트럼프 후보의 급진적이고 과격한 언사에 대한 대응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코레아-카브레라 교수는 “보통 공화당이 이 문제를 의제로 설정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방어적으로 행동한다. 임기 내내 이런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현재 입장은 백악관 입성 당시에 비하면 급격한 변화이다. 과거 바이든 대통령은 유세 당시 트럼프의 이민 정책에 대해 가혹하고 비인간적이라고 비난했으며, 당선 이후 이를 뒤집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민 문제에 있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내건 약속을 지키기 쉽지 않았다”는 게 코레아-카브레라 교수의 설명이다.

철조망을 건너는 이민자들
바이든 현 대통령은 이민자들을 위한 더 공정하고 인도적인 정책을 약속했었다

예를 들어 바이든 대통령이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트럼프의 정책 중 하나였던 ‘타이틀 42’는 결국 지난해 5월까지 이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중 보건 조치의 일환으로 실시된 규정으로, 망명 신체 기회를 주지 않고 국경에서 불법 입국자를 즉각 추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최근 들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민 문제에 대해 보다 보수적으로 발언하고 있으며, 과거와 달리 국경에서의 상황을 ‘위기(crisis)’라고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은 온건한 공화당 유권자와 중도층을 끌어들이고 있으나, 가장 진보적인 지지층의 지지는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을 통과한 초당적 이민 개혁안을 이달 초 하원에서 저지한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 의원들을 공격하며 정치적으로 점수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브라운스빌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주장을 확실히 하라”면서 현재 교착 상태에 빠진 해당 법안을 지지해 달라고 촉구했다.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하고 상원을 통과한 초당적 이민 개혁안은 공화당에 의해 하원에서 가로막혔다

취스티 연구원은 “전면적인 이민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비록 주목받진 못했지만, 추방 절차 집행 시 법률 대리를 제공하는 등의 정부 역할 인정, 합법적 이민의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된 상당히 포괄적인 정책안이라는 점을 잊어버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치 풍토를 생각하면 초당적인 합의였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그리 무시할 개혁안은 아니”라는 취스티 연구원은 “하지만 동시에 왜 통과하지 못했는지 그 이유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레아-카브레라 교수는 “이민 정책이 진전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보면 또 한 번 잃어버린 한해였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너무나도 비극적입니다. 이민자들의 권리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미국이라는 국가에도 비극적인 상황입니다. 이민과 망명 절차가 망가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늘집은 케이스를 검토하고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 해 드릴수 있습니다. 다음 계획을 수립하고 추가 사전 조치를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양식 작성부터 프로세스의 모든 단계에 대해 맞춤형 계획을 세우도록 도와드립니다.

저희 그늘집은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분들과 실무 경험이 풍부하시고 실력있는 법무사들이 함께 케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그늘집은 극히 어렵거나 실패한 케이스이더라도 성공으로 이끈 경험이 있습니다. 오랜 동안 축적해온 수 많은 성공사례를 슬기롭게 활용해서 케이스를 승인 받아 드립니다.

이민법에 관해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요.

<그늘집>
www.shadedcommunity.com
gunulzip@gmail.com
미국 (213) 387-4800
카카오톡 imin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