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당국 내년부터 15년 만에 새로운 양식 도입 앞두고 한인 신청자 30% 급증
영어 말하기 늘고, 단답형→선다형으로
회화 잘 못하면 전처럼 통과 쉽지 않아
발급 기간 3~4개월로 짧아진 것도 한몫
시험 패스하면 바로 선서하고 증서 수여
(코리아타운데일리 신복례 기자) = 내년부터 더 어려워진 새 미국 시민권 시험이 도입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시험 양식이 바뀌기 전에 시민권을 따려는 한인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한인들의 시민권 신청을 돕고 있는 봉사단체들에 따르면 최근들어 시민권 시험 신청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민족학교’ 이민법 담당 주디 최씨는 “시민권 시험이 어려워지기 전에 얼른 시민권을 취득해야겠다고 문의해 오는 한인들이 부쩍 많아졌다”며 “예전에 비해 신청자가 20~30% 정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민서비스국(USCIS)은 지난해 연방관보를 통해 2008년에 개정한 미국 시민권 시험을 15년 만에 업데이트한다며 이를 위해 2023년 상반기 동안 새 시민권 문제를 테스트해 의견을 수렴한 후 전문가 검증을 거쳐 2024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새 시험은 영어 말하기 영역이 훨씬 더 어려워져 영어 실력이 낮은 이민자들의 시험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새 시험에서는 시험관이 날씨나 음식, 행동 등 일상적인 상황을 담은 사진들을 보여주면 응시자가 그 내용을 영어로 설명해야 한다.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에겐 곤혹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현재는 시험관이 시민권 신청자를 인터뷰하면서 영어 말하기 능력을 평가하는데 응시자가 이미 귀화 신청 서류에서 답한 개인정보에 대해 질문하기 때문에 답변하기가 쉬운 편이다.
또 다른 변화는 미국 역사와 정부에 대한 지식을 시험하는 영역으로 문제 양식을 현재의 단답형에서 여러 답안 중 한 개를 고르는 선다형으로 바뀐다.
이와 관련 민족학교 담당자는 “이민관련 단체들은 모두 새 시험 양식에 반대하고 있고 정부도 시민권 따는 걸 어렵게 하겠다는 정책이 아니어서 알려진 만큼 어렵게 시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그럼에도 시민권을 취득할 생각이면 문제가 바뀌기 전에 서두를 것”을 조언했다.
특히 최근 시민권 신청→발급 기간이 전보다 훨씬 빨라진 것도 시민권 신청을 서둘러야하는 이중 하나다.
이민국이 팬데믹 이후 대면 접촉을 줄이기 위해 영주권 신청시 제출했던 지문으로 시민권 지문을 대체해 아주 오래 전에 영주권을 취득하지 않은 이상 직접 가서 지문을 찍어야 하는 절차가 생략돼 시민권 발급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민족학교 담당자는 “개인 사정과 이민국 사무실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요즘엔 빠르면 3~4개월 안에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며 “시험에 합격하면 바로 선서를 진행하고 그 자리에서 시민권 증서를 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시험에 패스해도 한 달 정도를 기다렸다가 이민국이 지정하는 대형 장소에 가서 1000여명이 모여 단체로 선서를 하는 광경은 이제 옛날 풍경이 된 것이다.
코리안커뮤니티서비스의 김광호 시민권 담당 디렉터는 “기존의 2008년 시험 양식은 예상과 준비가 가능하고, 지문 절차 생략 등 한결 수월해진 만큼 가능한 올해 안에 시민권을 따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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