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변호사비·보험료 등 경제적 타격, 면허정지·사회적 불이익 등도 만만찮아
불가피한 경우엔 우버·택시 이용해야
토랜스에 거주하는 정모씨는 지난 해 연말 LA한인타운에서 친구들과 망년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난생 처음으로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 단속 경찰이 실시한 음주 측정결과 정씨의 혈중 알콜농도는 기준치 0.08%를 훌쩍 초과했다.
정씨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카운티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하고 케이스를 마무리했지만 금전적 손실이 만만치 않다. 변호사 선임료 외에 벌금, 자동차 견인 및 보관료, 시동 잠금장치 설치비, 음주운전학교 등록비 등을 합해 2만달러 가까이 돈을 내게 된 것이다.
정씨는 “경제적 손실 외에도 6개월간 면허정지에 따른 불이익과 직장 상사나 기족들의 따가운 시선 등을 고려하면 한번의 음주운전이 초래하는 댓가가 생각보다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들어 LA 일원에서 경찰 당국의 음주 및 약물운전(DUI) 단속이 강화된 가운데 적발시 소요되는 비용이 최대 2만5,000달러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LAP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400여명이 DUI 관련 혐의로 적발됐으며, LA한인타운 관할지역인 올림픽 경찰서에서만 312명이 체포됐다.
남가주 운전자협회(AAA)와 변호사 업계는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체포될 경우 변호사 비용 등을 포함한 경비는 8,000~2만5,000달러 선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비용에는 변호사 선임비와 벌금, 자동차 보험료, 견인 비용, 운전면허증 재신청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관계 도표>
세부적으로 살펴 보면 음주운전 적발시 적용되는 벌금은 최고 1,000달러다. 변호사 선임비는 케이스 경중에 따라 3,000~1만5,000달러 정도 든다.
또 음주운전에 적발되면 자동차 보험료로 3년 이상 3,000~6,000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견인 및 자동차 보관비용은 대략 500~1,000달러 선.
정지된 운전면허증을 다시 살리는데 125달러를 지불해야 하고.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기금(Victim Restitution Fund)에도 140달러를 내야 한다. 음주운전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운전대에 반드시 달아야 하는 시동 잠금장치(Ignition Interlock Device) 설치비용은 350~500달러다.
또 음주운전 학교 수강료는 교육기간에 따라 500~800달러가 소요된다. 이같은 비용을 모두 합산할 경우 음전운전 적발시 개인의 경제적 부담은 최저 8,615달러에서 최대 2만4,565달러다. 이는 처음으로 음주운전에 적발됐을 때 드는 비용이며, 2번째 부터는 비용이 크게 올라간다.
비용부담이 가장 큰 항목은 역시 변호사 선임료다. 재판정에서 관선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영어가 미숙한 한인들은 대부분 한인 변호사를 선임하는 추세댜. 숨은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음주운전 적발로 인한 수입 감소, 대중교통 이용시 요금 등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음주운전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경우 집행유예기간은 통상 3~5년 정도다. 사안에 따라 카운티 구치소에 48시간에서 6개월까지 수감될 수도 있다. 운전면허증은 6개월간 정지된다.
형사법 전문 데이빗 백 변호사는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체포되면 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지만 자동차 없이 살아갈 수 없는 남가주에선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을 초래한다”면서 “불가피하게 술을 마셨을 경우 우버나 택시를 불러 귀가할 것”을 조언했다.
<한국일보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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