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시즌인데…” 유학생·대졸자들 갈 곳 없어

 

이민 강화에 유학생들 미국내 취업길 막혀
한국행도 ‘막막’… 미 시민권자들도 구직난

USC 졸업을 앞둔 한인 유학생 이모(25)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졸업이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미국에서 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막막하기만 하다. 경영학을 전공한 김씨는 미국에서 경력을 쌓기 위해 준비를 했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취업비자와 영주권 취득이 어려워져 한국 귀국 선택만 남아 있게 된 것.

김씨는 “비자 스폰서를 해주는 회사를 찾는 것도 어려운데다 구한다 해도 취업비자에 이어 영주권 취득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한국내 취업도 어렵다고 하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 졸업시즌이 다가오면서 이처럼 미국내 한인 대학 졸업 예정자들과 한인 부모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졸업예정자 상당수가 미국 내 취업이 쉽지 않은데다, 학자금 대출로 인한 빚만 떠안고 졸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기술 등 특정 전공을 제외하고 인문계열 전공 졸업자들은 미국 시민권자들도 취업시장의 높은 벽에 부닥치고 있고, 특히 이씨처럼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한인 유학생들이나 대학 졸업 후 OPT(졸업 후 취업 연수프로그램) 신분으로 취업 중인 유학생들의 경우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취업비자 신청 기준으로 인해 미국에서 일자리 잡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려운데다 한국내 취업도 쉽지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인 이민 변호사들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접수된 2019회계연도 H-1B 비자 사전접수 신청서는 총 19만98개로 경쟁률 2.23대1을 기록한 가운데 무작위 추첨을 실시해 통과한 심사 대상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접수증을 발송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고학력 유학생들의 경우 신분제약으로 인해 미국내 취업이 어려운데다, 한국에서도 일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예년의 경우 미 대학졸업자들의 경우 언어적 장점과 국제적 감각 등으로 인해 한국 졸업생들에 비해 우대를 받았지만, 연봉 및 조직문화 부적응 등의 이유로 유학생 메리트가 사라진 것이다.

한인 통관회사 OPT 신분으로 일을 하며 취업비자를 신청한 한인 김모씨는 “주변에서 아직 취업비자 추첨을 통과했다는 이야기가 없다”며 “통과가 되더라도 취업비자와 영주권까지 모든 이민 수속이 만만치 않아 걱정이다. 또한 낙첨 통보가 온다면 당장 짐을 싸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한국에서도 취업을 하기가 만만치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가 걱정”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잡코리아 USA의 브랜든 이 대표는 “최근 트렌드가 기업들 입장에서 OPT를 3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 유학생들을 선호할 뿐 취업비자가 힘든 경영학과나 인문·사회계열 유학생들을 채용하는 데 소극적”이라며 “유학생들의 취업이 예전보다 더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OPT 기간을 활용해 입사한 뒤 기업에서 정규직 비자 스폰서 제안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또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가는 유학생 구직자들의 경우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는 연습을 수시로 해야 하며 한국 기업들이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채용시험 기출문제를 틈틈이 학습해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구직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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