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우선”에서 무차별 단속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이 확대되면서 오리건주에서도 범죄 기록이 없는 이민자들이 ICE 체포 대상이 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는 위험한 범죄자를 우선 추방하겠다는 초기 설명과 달리, 단순한 체류 신분 위반자까지 적극적으로 체포하는 방향으로 단속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리건 지역 보도와 연방 이민단속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들어 오리건에서 ICE 체포가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형사 유죄판결이 없는 사람들의 비중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리건뿐 아니라 워싱턴·알래스카까지 담당하는 ICE 시애틀 관할지역에서도 범죄 전력이 없는 이민자들이 지속적으로 체포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적인 흐름입니다. 워싱턴포스트가 분석한 ICE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복귀 이후 ICE가 체포한 사람은 50만 명을 넘어섰고, 약 40%는 범죄 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26년 들어 전과 없는 이민자 체포가 급증해 8월 초 이미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구금 통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합니다. 시러큐스대 TRAC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11일 현재 ICE 구금시설에 수용된 6만5,765명 가운데 4만6,436명, 즉 70.6%가 형사 유죄판결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유죄판결이 있는 경우에도 교통법규 위반 등 비교적 경미한 범죄가 상당수 포함돼 있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ICE 체포자는 전국적으로 거의 5만 명에 달해 트럼프 2기 들어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과거 범죄 기록이 없는 사람들이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대규모 사업장 급습뿐 아니라 교통 단속, ICE 정기 출석, 법원 주변, 공항 등 일상적인 장소에서 이뤄지는 이른바 ‘조용한 단속’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오리건 이민사회가 특히 긴장하는 이유는 오리건이 대표적인 ‘피난처 주(sanctuary state)’임에도 연방정부의 이민법 집행 자체를 막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지역 경찰의 협조를 제한할 수는 있지만 ICE는 독자적으로 이민자를 체포하고 구금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포틀랜드에서도 연방 이민당국의 감시와 단속 능력이 피난처 정책의 실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늘집의 이야기

이번 통계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이제 “범죄 기록이 없으니 ICE 단속과는 관계없다”는 생각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불법체류, 비자 오버스테이, 최종 추방명령 등 형사범죄와 관계없는 이민법 위반만으로도 체포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주권이나 각종 이민 신청이 계류 중이라고 해서 자동으로 단속에서 보호되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현재 신분, 과거 추방명령 여부, 이민법원 사건, I-94 체류기간 등을 미리 확인하고 체포 상황에 대비한 가족 연락망과 변호사 연락처를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트럼프 2기의 이민 단속은 이제 ‘범죄자 추방’이라는 좁은 틀을 넘어 체류 신분 자체를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단속 단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오리건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이러한 전국적 이민 단속의 방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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