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까지 번진 이민 단속… 이동의 자유가 흔들린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이 이제 미국 국내선 항공기 이용객까지 확대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 공항에서의 이민 단속은 주로 중범죄 전력이 있거나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자 체류기간을 초과한 사람은 물론, 영주권이나 비자 연장 절차가 진행 중인 신청자들까지 국내선 공항에서 체포됐다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민사회가 크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논란의 핵심은 단속 대상뿐 아니라 단속 방식에도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연방 교통안전청(TSA)이 보안검색 과정에서 확보한 일부 승객 정보를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공유했고, 이를 토대로 공항과 국내선 항공편 이용 과정에서 다수의 체포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에서는 ICE가 항공사나 기장에게 탑승객 명단 제출을 요구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개인정보 보호와 적법절차 원칙에 대한 중요한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연방정부는 이민법을 집행하고 불법체류자를 단속할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경 관리와 이민법 집행은 정부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그러나 그 권한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적법절차(Due Process)와 개인정보 보호 원칙 안에서 행사되어야 합니다. 특히 시민권자와 혼인해 영주권을 신청했거나 취업비자 연장을 기다리는 등 합법적인 절차를 진행 중인 사람들까지 일률적인 단속 대상으로 인식될 경우 과잉 집행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국내선 항공기는 국제 입국심사 구역이 아닙니다. 미국 내 이동의 자유는 민주사회가 중요하게 보호하는 가치 가운데 하나입니다. 범죄 혐의가 없는 일반 승객의 이동 정보가 광범위하게 수집·활용되는 관행이 정착된다면, 향후 정부의 정보 활용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 미국에서는 체류 신분이 불안정한 외국인뿐 아니라 각종 이민 신청이 계류 중인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들은 법이 허용한 절차에 따라 신분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에도 국내 이동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단속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불법체류 문제를 해결하고 이민법을 집행하는 것은 정부의 정당한 책무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법치주의와 적법절차, 개인정보 보호라는 기본 원칙은 함께 존중되어야 합니다. 이민 단속의 실효성과 국민의 자유는 어느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균형을 이루어야 할 가치입니다. 국내선 승객 정보 활용과 공항 단속의 범위에 대해서는 법률적 기준과 절차가 충분히 지켜지고 있는지 사회적 논의와 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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