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 H-1B 10만 달러 추가 납부 정책 제동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H-1B 비자 관련 10만 달러 추가 납부 정책을 전면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번 결정은 H-1B 전문직 비자에 의존하는 미국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의료기관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가 된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9월 발표한 행정명령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당시 행정부는 특정 신규 H-1B 청원을 제출하는 고용주에게 기존 수수료 외에 추가로 10만 달러를 납부하도록 요구했습니다. 행정부는 H-1B 프로그램이 미국인 근로자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임금 상승을 억제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는 점을 정책 추진의 배경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정책이 법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레오 소로킨 연방판사는 이번 추가 납부금이 사실상 ‘세금’에 해당한다고 보았으며, 의회가 대통령에게 그러한 세금을 부과할 권한을 부여한 적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행정부가 단독으로 새로운 부담금을 만들어 부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법원은 정부 기관들이 해당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도 행정절차법(APA)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국민이나 기업에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은 사전에 공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정책은 메모, FAQ, 웹사이트 공지 등의 방식으로 신속히 시행되었고, 정식 규정 제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이번 판결은 최근 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관련 행정조치에 대해 반복적으로 제동을 걸고 있는 흐름 속에서도 주목할 만한 사례입니다. 앞서 법원들은 특정 국가 출신 이민자 심사 중단 정책, 일부 영주권 심사 제한 조치 등에 대해서도 행정부 권한의 한계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특히 H-1B 비자에 크게 의존하는 대학, 비영리 연구기관, 병원, 첨단기술 기업들에게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만약 10만 달러 추가 납부 의무가 유지됐다면 상당수 기관들은 해외 전문인력 채용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연구인력 확보와 의료 인력 충원, 첨단산업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번 판결이 최종 결론은 아닙니다. 연방정부가 항소할 가능성이 있으며, 상급 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해당 10만 달러 납부 정책은 법적 효력을 상실한 상태로 평가됩니다.

이번 사건은 이민정책이라 하더라도 행정부가 법률이 정한 범위를 넘어설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헌법 체계에서 새로운 세금이나 수수료를 부과하는 권한은 원칙적으로 의회에 있으며, 행정부는 법률이 부여한 범위 내에서만 권한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이민정책은 계속 변화하고 있지만, 모든 정책은 결국 법률과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시행되어야 합니다. 이번 H-1B 판결은 기업과 외국인 전문인력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동시에, 이민정책 역시 법치주의의 원칙 아래 운영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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