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게시판(Visa Bulletin)과 우선일자(Priority Date)

미국 영주권을 신청한 많은 분들이 가장 자주 듣는 말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선일자(Priority Date)가 열려야 한다” 또는 “비자 게시판(Visa Bulletin)을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처음 이민 절차를 접하는 분들에게는 이러한 용어들이 상당히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비자 게시판 제도의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쉽게 말해 영주권은 무제한으로 발급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정해진 숫자만 발급되기 때문에 대기 순서가 생기는 것입니다.

미국 이민법은 취업이민과 가족이민 영주권 발급 수를 매년 제한하고 있습니다. 취업이민은 연간 약 14만 개, 가족이민은 약 22만6000개가 배정됩니다. 또한 국가별로도 일정한 상한선이 적용됩니다. 이 때문에 특정 국가 출신 신청자가 몰리면 자연스럽게 긴 대기줄이 형성됩니다.

이를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인기 식당의 번호표를 떠올리는 것입니다. 식당에 들어가 번호표를 받으면 자신의 번호가 불릴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영주권 신청에서도 이 번호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우선일자(Priority Date)’입니다.

우선일자는 신청 유형에 따라 결정됩니다. 가족초청 이민은 I-130 청원서 접수일이 우선일자가 되며, 취업이민의 경우 PERM 노동인증이 필요한 케이스는 노동부 접수일, EB-1이나 NIW처럼 PERM이 필요 없는 경우는 I-140 접수일이 우선일자가 됩니다.

중요한 점은 대기줄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취업이민 1순위(EB-1), 2순위(EB-2), 3순위(EB-3)마다 별도의 줄이 존재하고,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도 출생국가에 따라 또 다른 줄이 형성됩니다. 예를 들어 인도 출생자의 EB-2 대기열과 한국 출생자의 EB-2 대기열은 서로 다르게 운영됩니다.

이 때문에 국가에 따라 대기기간도 크게 달라집니다. 한국 출생자의 경우 대부분의 취업이민 카테고리에서 비교적 짧은 대기기간을 보이는 반면, 인도나 중국 출생자의 경우 수요가 많아 수년 또는 수십 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알아두면 좋은 제도가 바로 ‘크로스 차저빌리티(Cross Chargeability)’입니다. 이는 배우자의 출생국가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로, 예를 들어 인도 출생 신청자가 한국 출생 배우자와 함께 영주권을 신청할 경우 한국 대기열을 적용받아 훨씬 빠르게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차례가 되었는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바로 국무부가 매월 발표하는 비자 게시판(Visa Bulletin)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자 게시판에는 각 이민 카테고리와 국가별로 현재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우선일자가 표시됩니다. 자신의 우선일자가 게시판에 나온 날짜보다 빠르면 영주권 수속을 진행할 수 있고, 늦다면 계속 기다려야 합니다.

비자 게시판에는 두 개의 중요한 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최종 승인일(Final Action Dates) 차트입니다. 이 날짜 이전의 우선일자를 가진 신청자는 영주권 승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접수 가능일(Dates for Filing) 차트입니다. 이 날짜 이전의 우선일자를 가진 신청자는 영주권 신청서(I-485)를 미리 접수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취업허가증(EAD)이나 여행허가서(Advance Parole)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미국 내 신분조정(I-485) 신청자는 매달 USCIS가 어떤 차트를 사용할지 별도로 발표하므로 반드시 USCIS 공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반면 해외 미국대사관에서 진행하는 영사절차(Consular Processing)는 일반적으로 최종 승인일 차트를 기준으로 진행됩니다.

비자 게시판은 처음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은 “영주권 대기 순서표”에 불과합니다. 자신의 이민 카테고리와 우선일자를 정확히 알고 매달 비자 게시판을 확인한다면 현재 자신의 위치와 예상 대기기간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영주권 수속에서는 단 하루의 우선일자 차이가 수개월, 심지어 수년의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선일자를 정확히 이해하고 비자 게시판을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성공적인 영주권 취득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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