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귀화 시민권 박탈 확대…“시민권도 안전지대 아니다” 우려 확산

팸 본디(Pam Bondi) 법무장관이 2026년 2월 11일 수요일,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사법위원회 감독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귀화 시민권자에 대한 시민권 박탈(Denaturalization) 조치를 대폭 강화하면서 미국 이민사회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테러, 전쟁범죄, 대규모 국가안보 사건처럼 극히 제한된 경우에만 적용되던 시민권 박탈 절차가 이제는 이민 신청 과정의 허위 진술, 금융사기, 의료사기, 여권사기 등으로까지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 법무부(DOJ)는 최근 귀화 시민 2명의 시민권 박탈을 확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 명은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무기 부품 밀수와 정부 보조금 사기 혐의가 문제 되었고, 또 다른 한 명은 메디케어 허위 청구를 통해 600만 달러 이상을 편취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쿠바 출신 여성입니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미국 시민권은 신성한 특권이지, 거짓이나 사기로 취득할 수 있는 값싼 지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시민권 취득 과정에서 범죄 사실을 숨긴 사람들을 적극 추적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시민권 박탈 소송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법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1기 동안 연평균 42건 수준이던 시민권 박탈 소송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연평균 16건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불과 수개월 만에 이미 60건이 넘는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2025년 법무부 내부 메모입니다. 해당 메모는 국가안보 위협뿐 아니라 범죄조직 연루, 중범죄 은폐, 사기성 귀화 신청 등 10가지 유형을 시민권 박탈 우선 대상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이는 과거보다 훨씬 광범위한 시민권 박탈 정책이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행법상 귀화 시민권이 박탈되면 시민권 이전의 이민 신분으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미 영주권 유지 조건이나 체류 자격이 사라져 결국 추방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작전”을 공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권 박탈은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추방 정책과 직접 연결되는 사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모든 귀화 시민이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민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미국 대법원은 시민권 박탈에 대해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단순한 의심이 아니라 “명확하고 설득력 있으며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거(clear, unequivocal, and convincing evidence)”를 제시해야 합니다.

또한 시민권 박탈은 단순한 행정기관의 결정만으로 가능한 절차가 아닙니다. 반드시 연방법원 심리를 거쳐야 하며, 정부가 귀화 당시 신청자가 실제로 시민권 자격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특히 민사 사건과 달리 형사 사건은 시민권 취득 후 10년 이내라는 제한도 존재합니다.

미국이민변호사협회(AILA) 관계자들도 “정부가 수천만 귀화 시민을 상대로 실제 시민권 박탈을 진행할 현실적 역량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합니다. 현재 미국 내 귀화 시민권자는 약 2,500만 명에 이르며, 대부분은 이미 FBI 신원조회와 장기간 심사를 거쳐 시민권을 취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 승소 여부보다도 ‘공포 효과’에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가 시민권 박탈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사건 이관과 수사를 확대하는 것만으로도 귀화 시민 사회 전반에 심리적 위축과 불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과도한 공포가 아니라 정확한 법적 이해입니다. 시민권 신청 과정에서 허위 진술이나 범죄 은폐가 없었다면 지나친 불안에 휩쓸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과거 이민 신청 기록, 형사 문제, 세금 문제, 정부 혜택 신청 기록 등에 복잡한 이슈가 있었던 경우에는 지금이라도 이민 전문 변호사와 점검해 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불법이민 단속을 넘어 합법이민과 귀화 시민권 영역까지 통제를 확대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미국 시민권은 여전히 헌법과 연방법원의 강한 보호를 받는 권리이며, 정부가 이를 박탈하기 위해서는 매우 높은 법적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점 역시 함께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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