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승인 후 퇴사, 어디까지 괜찮을까?

취업이민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한 이후, 스폰서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경기 침체기마다 반복됩니다. 특히 승인 직전 또는 승인 직후 회사 상황이 바뀌는 경우, 많은 신청자들이 “이직해도 괜찮은가”라는 불안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재직 기간’이 아니라, 고용 의향과 취업 의향(intent)입니다. 취업이민은 기본적으로 회사는 고용할 의사가 있고, 신청자는 해당 회사에서 일할 의사가 있다는 전제 위에서 승인됩니다. 따라서 이 의향은 최소한 영주권 승인 시점까지는 유지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승인 이후입니다. 이민법은 명확하게 “몇 개월 이상 근무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실무에서는 ‘상식적인 기간’과 ‘상황의 불가피성’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우선 영주권 승인 이전이라면 비교적 명확합니다. I-140이 승인되고 I-485가 접수된 후 180일이 경과하면, 동일하거나 유사한 직종으로의 이직은 법적으로 허용됩니다. 이른바 AC21 규정입니다. 이 경우 스폰서를 떠나더라도 영주권 절차 자체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승인 직후는 훨씬 민감합니다. 만약 영주권을 받자마자 곧바로 회사를 떠난다면, 이민국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일할 의사가 없었던 것 아닌가”라는 의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는 향후 시민권 신청 과정에서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회사의 구조조정, 폐업, 부서 축소와 같은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실제 사례에서도 화재, 경기 악화, 가족 사정 등으로 인해 스폰서와의 근무가 지속되지 못한 경우, 영주권 유지나 시민권 취득에 문제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의도성이 있었는지, 아니면 불가피한 변화였는지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기준은 직종의 연속성입니다. 설령 이직을 하더라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직무라면 ‘취업 의향’이 유지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전혀 다른 분야로의 급격한 전환은 불필요한 의심을 살 수 있습니다.

결국 정답은 하나가 아닙니다. 그러나 분명한 원칙은 있습니다. 영주권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신뢰를 전제로 한 약속의 산물이라는 점입니다. 승인 이후의 선택 역시 그 연장선에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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