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2기 첫해인 2025년, 국토안보부(DHS)는 총 300만 명의 불법체류자가 미국을 떠났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가운데 강제추방이 약 72만 명, 그리고 자진출국 또는 ‘자기추방(self-deportation)’이 무려 220만 명에 달한다는 점이 특히 강조되었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는 전례 없는 성과입니다. 행정부는 강제추방 비용을 줄이면서도 더 많은 인원을 미국 밖으로 내보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납니다.
자진출국자 220만 명 중, 정부가 운영한 CBP Home 앱을 통해 신고하고 지원을 받은 인원은 약 7만 2천 명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전체의 극히 일부에 해당합니다. 나머지 대다수는 정부 프로그램과 무관하게 자비로 출국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정부가 이 7만여 명에게 지급한 비용이 약 9억 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입니다. 무료 항공권과 최대 2,600달러의 출국 보너스가 포함된 이 프로그램은 ‘자발적 귀국 유도’라는 정책 목표를 내세웠지만, 실제 참여율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불이익에 대한 불신입니다. 많은 이민자들이 정부에 자진 신고할 경우 향후 재입국이나 비자 신청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진출국 기록은 입국금지 기간과 직접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금전적 지원만으로는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정보 접근성의 문제도 존재합니다. 일부 이민자들은 해당 앱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거나, 사용 방법을 이해하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이 정책은 중요한 한계를 드러냅니다.
즉, 강한 단속과 유인책을 동시에 사용하더라도, 정책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더 나아가, ‘220만 명 자진출국’이라는 숫자 자체의 정확성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직접 확인한 수치는 제한적인 반면, 전체 규모는 추정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 이민 정책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단속 강화와 자진출국 유도라는 전략이 실제로 효과적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민자들의 선택이 과연 ‘자발적’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됩니다.
이민 정책은 숫자로만 평가될 수 없습니다.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그 이면에 어떤 선택과 압박이 존재하는지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추방이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정책 설계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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