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을 설계해 온 핵심 인사 가운데 한 명인 톰 호먼 백악관 국경 담당 책임자가 과거에는 오히려 대대적인 이민 단속을 경계했었다는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호먼은 지난해 인터뷰와 저서를 통해, 무차별적인 단속보다는 명확한 우선순위를 둔 ‘표적 단속’이 미국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NBC 뉴스 기자 줄리아 에인슬리가 집필한 『부당한 절차: 트럼프의 대규모 추방 프로그램의 내막』에서 호먼은 “대다수의 미국인은 범죄를 저지른 불법 체류자는 추방되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 원칙을 지킬 때만 정책의 정당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이민 단속은 반드시 인도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벌어진 상황은 이러한 원칙과 점점 괴리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경순찰대 관계자 그레고리 보비노의 지휘 아래 로스앤젤레스에서 대규모 단속이 전개되었고, 이후 시카고, 샬럿, 미니애폴리스까지 작전이 확대되면서 지역 사회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특히 미니애폴리스에서 미국 시민권자 두 명이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은 단속 방식에 대한 여론의 흐름을 급격히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보비노와 크리스티 노엠 국토안보부 장관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호먼을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지역에 직접 파견했습니다. 이후 연방 이민 단속 요원 700명이 철수하는 조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약 2,000명의 요원이 현지에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여론은 분명한 경고음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니애폴리스 사건 이후 실시된 입소스 조사에서 응답자의 62%가 ICE의 조치가 “지나치다”고 답했으며, 여기에는 공화당 지지자의 30%도 포함됐습니다. 그럼에도 행정부는 “불법 체류자는 누구든 추방 대상”이라는 원칙을 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실제 단속 결과입니다. CBS 뉴스가 입수한 국토안보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첫해 ICE에 체포된 약 40만 명 중 폭력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은 14%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는 ‘최악의 범죄자 우선 추방’이라는 공식 설명과 명백히 어긋나는 수치입니다.
결국 호먼이 과거에 경고했던 바로 그 지점-우선순위 없는 대규모 단속이 국민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민 단속의 목표와 방식 사이의 간극을 바로잡지 않는 한, 강경 정책은 정치적 구호를 넘어 사회적 비용과 분열만 키울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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