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맨해튼에서 경찰과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 요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연방총무청(GSA) 주차장 근처에 모여 ICE가 이민 단속을 위해 출동하는 것을 막고 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인공지능(AI) 기반 채용 분류 과정의 오류로 충분한 훈련을 받지 않은 신입요원들을 현장에 배치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최근 잇따른 이민 단속 충돌과 총격 사건을 둘러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NBC 뉴스는 14일 ICE 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AI 시스템이 지원자의 경력을 잘못 분류하는 바람에 교육 기준이 다른 신입요원들이 단속 현장에 투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ICE는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이력서를 AI로 자동 분석해 분류해 왔습니다. 경찰 등 다른 기관에서 법집행 요원(LEO)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지원자는 4주간의 온라인 교육만 받은 뒤 곧바로 실무에 투입되고, LEO 경력이 없는 비경력자는 조지아주 글링코에 위치한 **연방 법집행 훈련 센터(FLETC)**에서 8주간 합숙 훈련을 받도록 돼 있습니다. 이 훈련에는 이민법, 총기 사용, 체력 검정 등 현장 단속에 필수적인 내용이 포함됩니다.
문제는 AI가 이력서를 스캔하는 과정에서 ‘준법지원 담당자(compliance officer)’와 같은 유사 표현이나 “ICE 요원이 되고 싶다”는 문구만으로도 LEO 경력자로 잘못 분류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NBC뉴스와 인터뷰한 정부 관계자 2명은 이러한 오류가 대규모 신입요원 모집이 시작된 지 한 달여 만인 지난해 가을에 내부적으로 파악됐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ICE는 이력서를 사람이 직접 재검토하도록 절차를 수정했고, 비경력자로 잘못 분류된 신입요원들은 다시 FLETC에 입소해 재훈련을 받게 됐다고 합니다. ICE 측은 대부분의 현장 사무소에서 신입요원을 실제 단속에 투입하기 전 추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얼마나 많은 인원이 충분한 훈련 없이 현장에 나갔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대규모 인력 확충 정책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ICE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을 담은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통과되며 확보한 예산을 바탕으로, 1인당 5만 달러의 입사 보너스를 내걸고 신입요원 1만 명 채용을 목표로 대대적인 모집에 나섰습니다. NBC 취재에 따르면 채용 목표는 지난해 말까지 달성됐지만, 잘못된 분류로 인해 아직 재훈련 중인 인원이 상당수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민 단속 관련 충돌과 맞물리며 더욱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니애폴리스 등지에서는 ICE 요원의 총격으로 시민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고, 강경 단속 기조에 대한 시위와 반발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충분한 교육과 경험을 갖추지 못한 요원들이 현장에 투입됐다면, 오판과 과잉 대응의 위험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AI를 활용한 행정 효율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지만, 무력 사용과 시민의 생명·권리가 직결된 법집행 영역에서의 오류는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채용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급속히 확대된 이민 단속 정책이 현장 안전과 절차적 정당성을 충분히 담보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교민사회와 미국 사회 전반에서 불안이 커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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