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거칠어진 ICE 요원들의 단속 방식

시위대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헨리 휘플 주교 연방 건물 앞에서 모여 있다.

트럼프가 부추긴 ‘이민자 단속 비극’

미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민간인 총격 사망 사건은, 단순한 개별 사고가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급격히 변화한 이민 단속 방식의 결과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11일 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현직 이민 당국 관계자들은 과거 ICE가 단속 대상을 비교적 신중하게 선별하고 제한적으로 작전을 수행해 왔던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에는 대대적이고 노출된 방식의 단속이 일상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지난해 5월부터 불법체류자 추방 속도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ICE의 단속 범위와 강도가 급격히 확대됐고 그에 따라 시민과의 충돌 위험도 함께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ICE 국장을 지낸 스콧 슈차트는 로이터에 “눈에 잘 띄고 대규모로 전개되며 시민과의 접촉이 잦은 단속 방식은 본질적으로 위험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ICE 국장 대행을 맡았던 존 샌드웨그 역시 “정부가 대규모 단속을 이유로 ICE 요원들을 본래 훈련받은 환경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치안 상황이 요구되는 도심 지역에 투입하고 있다”며 “그 여파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실제 통계도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합니다. 총기 사건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The Trace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가 이민 단속 강화를 본격화한 지난해 6월 이후 ICE 요원이 시민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은 최소 1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미니애폴리스에서 숨진 르네 니콜 굿(Renée Nicole Good)을 포함해 사망자는 4명, 부상자는 7명에 달합니다. 더 트레이스는 “이는 ICE 요원들의 과도한 무력 사용이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종, 언어, 억양만으로 불법체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한 연방대법원의 지난해 9월 판결 역시 최근 사태를 부추긴 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해당 판결 이후, 단속 현장에서 주관적 판단에 의존한 직권 행사가 늘어났고, 그 결과 오인 단속과 과잉 대응의 위험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들어서도 이민 단속 강화를 공언하고 있는 만큼, 유사한 폭력 사건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이민 단속은 법 집행의 영역이지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변질될 경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잇따른 총격 사망 사건은, 강경 일변도의 단속 정책이 가져올 수 있는 비극적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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