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 정책이 미국 내 식품 공급망과 물가에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연방 정부 내부 문서를 통해 공식 확인되었습니다.
정치전문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의 보도에 따르면, 연방 노동부(DOL)는 최근 연방관보(Federal Register)에 제출한 문서에서 “불법 이민자 유입이 거의 완전히 중단되면서 미국의 식품 생산 안정성과 소비자 물가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의 대표 정책인 이민 단속 강화의 부작용을 처음으로 공식 시인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해당 문서에서 “즉시 안정적이고 합법적인 노동력 공급원이 제공되지 않으면, 이 위협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며 “특히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이민 단속 법안이 시행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앞서 브룩 롤린스 연방 농무장관이 “대량 추방을 통해 미국의 농장 노동력이 ‘100% 미국인’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주장했던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그러나 노동부는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인들은 농장 노동에 나서려 하지 않으며, 불법 이민자들이 떠난 일자리를 대체할 기술이나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자격을 갖춘 미국인 노동자가 충분한 수로 공급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같은 분석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국경 봉쇄와 불법체류자 추방 정책이 오히려 미국 내 노동력 부족과 식품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지난해 대선 이후부터 이러한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습니다.
이번 내용은 지난 10월 2일 발효된 H-2A 비자 신규 규정 관련 문서에 포함되었습니다. 이 규정은 농업 부문에서 외국인 계절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임금을 사실상 인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해당 조치가 “미국 농업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농민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더 쉽고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완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노동부는 또 “이번 조치로 향후 10년간 농가의 인건비가 약 240억 달러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과 농업계에서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보다 장기적인 생산성 저하와 식품가격 상승이 훨씬 큰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강화는, 불법 체류자 추방이라는 정치적 성과를 얻는 대신 농업 기반의 붕괴, 식품 공급 불안, 물가 상승이라는 심각한 경제적 부작용을 불러온 셈입니다.
이는 미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이민 노동 의존 구조를 정부 스스로 인정한 동시에, 강경한 이민 정책이 현실 경제에서 어떤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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