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교협, 국세청(IRS)과 사회보장국(SSA)을 상대로 소송 제기

“이민자 정보 공유 중단하라”… 연방 기관들 소송

최근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미교협)가 연방 국세청(IRS)과 사회보장국(SSA)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이민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국가안보’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을 다시금 부각시켰습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두 기관이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체결한 협정에 따라 이민자들의 세금 정보 및 사회보장 데이터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정기적으로 공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교협 측은 이러한 정보가 이민 단속에 활용될 경우, 합법·비합법 신분을 불문하고 수많은 납세 이민자들이 ‘감시의 대상’이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사안은 단순히 정보 관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IRS는 수백만 명의 납세자 정보를 ICE의 요청에 따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미 10만 명 이상의 주소 정보가 전달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 제공이 ‘세금 행정 목적’을 넘어선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세금 신고 과정에서 제공된 정보가 이민 단속의 근거 자료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것입니다.

이민법 실무에서 볼 때, 납세 기록과 신분 문제는 별개로 다루어져야 합니다. 세법은 세금을 내는 모든 사람을 ‘납세자’로 인정하고, 그 신분이 불법체류자라 하더라도 IRS는 이를 문제 삼지 않습니다.

실제로 ITIN(Individual Taxpayer Identification Number)을 통해 수백만 명의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매년 세금을 납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기관 간 정보 공유가 강화될 경우, 이러한 납세자들이 스스로를 노출시키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세수 감소뿐 아니라, 지역사회 신뢰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번 소송은 따라서 단순히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넘어, “세금을 성실히 낸 이민자가 정부의 단속 표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근본적인 원칙을 지키기 위한 법적 대응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정부는 ‘법 집행의 효율성’을 이유로 정보를 통합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자유와 절차적 권리가 침해될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ICE와의 정보 공유는 이민 커뮤니티에 불안과 위축을 불러일으켜, 납세 참여를 저해하고 공동체의 기반을 흔들 수 있습니다.

이민법 변호사의 시각에서 볼 때, 이번 소송은 단순한 행정 소송이 아닌 ‘신뢰 회복’의 문제입니다. 정부가 이민자 사회와의 약속 — 즉, 세금 정보는 이민 단속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전제를 — 깨뜨린다면, 향후 협력 기반은 더욱 약화될 것입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하나의 질문을 던집니다. “이민자의 정보는 보호되어야 하는 권리인가, 아니면 단속을 위한 도구인가?”

그 답은, 민주주의가 어디까지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지켜낼 의지가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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