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7년 만에 다시 ‘셧다운(정부 일시 폐쇄)’에 돌입하였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행정 공백이 아니라, 셧다운이 여야 간 정치적 공방과 보복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셧다운 국면 속에서도 자신들의 주요 국정과제는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정책과 지역구 사업에 대한 지원을 과감히 끊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이는 행정적 효율성보다 정치적 득실을 앞세운 전례 없는 조치로, 국가 운영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백악관이 뉴욕·뉴저지 철도 터널 건설과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 등 민주당 주도의 사업 예산을 보류하거나 취소한 것은 명백한 정치적 타격을 노린 행위로 보입니다. 셧다운이 국가적 위기 대응보다는 정적을 압박하는 무기로 악용되는 현실은 미국 민주주의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길입니다.
셧다운 속에서도 이민세관단속국(ICE) 활동과 일부 무역·관세 정책은 예외적으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필수 업무’라는 이름 아래 특정 정책만을 살려두는 선택적 집행으로, 셧다운의 본래 취지와도 배치됩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는 동안, 국민의 삶과 국가의 행정은 불안정 속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셧다운은 이미 양측의 정치적 책임 공방을 넘어, 민주주의 제도의 신뢰와 국가 기능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미국 정치가 진정으로 보여주어야 할 모습은 상대를 무너뜨리는 ‘정치 게임’이 아니라, 국가 운영의 연속성과 국민을 향한 책임입니다. 셧다운이 더 이상 ‘정치적 무기’로 남용되지 않도록, 양당 모두 현실적 타협과 책임 있는 정치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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