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출생시민권 명령은 위헌이라고 항소법원이 판결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초 서명한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에 대해 연방 항소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렸습니다. 제9순회항소법원은 수요일(현지 시각) 이번 명령이 “미국에서 태어나 그 관할권에 속하는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수정헌법 제14조의 명백한 문구와 모순된다고 판시하며 해당 명령이 무효라고 선언했습니다.

이 정책은 수개월간 법적 공방을 겪으며 현재 보류 상태에 있었으나, 이번 판결은 항소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출생시민권 폐지 시도에 대해 처음으로 타당성을 판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부모 중 한 명이 서류 미비자이거나 임시 비자로 체류 중인 경우,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시민권 자동 부여를 중단하도록 연방 기관에 지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 애비게일 잭슨은 제9순회항소법원이 수정헌법 제14조의 목적과 문구를 잘못 해석했다며 항소심에서 정당한 판결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정헌법 제14조의 시민권 조항이 “관할권에 속하는” 사람에게 시민권을 부여한다고 명시되어 있음을 근거로, 부모가 불법 체류하거나 임시 체류하는 경우 미국에 대한 “충성”이 없으므로 “관할권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제9순회항소법원은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판사단은 수정헌법 제14조를 단순하게 해석하면 시민권은 “미국의 법률과 권위에 속하는” 모든 사람에게 부여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판결문은 행정부의 해석이 1868년 당시의 정설에서 벗어난 “억지스럽고 새로운 해석”에 의존하고 있으며, “행정부는 헌법을 변경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워싱턴 주 하급 법원이 2월, 여러 민주당 주들의 소송에 대응하여 출생 시민권 행정명령의 효력을 차단한 후 제9순회항소법원으로 넘어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이 판결에 항소하며, 주 정부가 이 명령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제9순회항소법원은 주 정부가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시민권 취득 자격을 제한하는 연방 정책으로 인해 주 정부가 재정적 피해를 입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며, 지방법원의 판결을 지지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클린턴이 임명한 로널드 굴드 판사가 작성했으며, 오바마가 임명한 마이클 데일리 호킨스 판사가 함께 작성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패트릭 부마타이 판사는 일부 반대 의견을 제시하며 주 정부의 소송 자격에 대해 이견을 보였습니다.

출생 시민권의 본질에 대한 대법원의 직접적인 판단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해 전국적인 가처분 명령을 내린 지방법원들이 권한을 초과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사건을 다뤘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전국적인 가처분 명령의 적용 범위를 제한했지만, 이는 출생 시민권 명령 자체가 발효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 판결 직후 뉴햄프셔 법원은 집단 소송에서 해당 명령의 효력을 전국적으로 정지시켰습니다.

이번 제9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와 주 정부 간의 법적 공방에 새로운 국면을 열었으며, 궁극적으로 대법원이 출생 시민권 문제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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