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부채, 크레딧리포트에 못 올린다

바이든 정부, ‘기재금지’ 규정 발표
1500만명 구제, 신용점수 20점 상승
공화 반대…트럼프 정부 유지 불확실

(조선일보 이해광 기자) = 앞으로 갚지 못한 병원비 같은 의료 부채는 더 이상 크레딧 리포트에 오르지 않게 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향후 크레딧 평가기관이 개인의 신용 상태를 평가할 때 의료 부채를 포함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최종 규정을 발표했다.

현재 미국인 약 1500만명의 크레딧리포트에는 총 490억달러의 의료 부채가 기재돼 있는데 이번 규정에 따라 이 내용이 사라지면 이들의 크레딧스코어는 평균 20점 가량 향상될 전망이다. 지난해 6월에 제안된 이 규정은 연방관보에 게재되고 60일 후에 발효된다.

경제 생활에 있어 백화점카드 발급에서 자동차 대출, 모기지대출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크레딧스코어가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이번 의료 부채의 크레딧리포트 불 포함 결정은 한인 등 미국인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스코어는 트랜스유니온, 에퀴팩스, 익스피리언 등 3대 크레딧 기관이 각 개인들의 신용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이를 토대로 점수화하는데 이번 규정에 따라 앞으로 의료 채무는 여기에 반영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단 의료 부채 자체가 탕감되는 것은 아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성명을 통해 “아프거나 응급 상황을 경험했다는 이유로 경제적 기회를 거부당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며 “이번 조치가 수 백만 가족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며, 자동차 대출, 모기지 혹은 스몰비즈니스 대출에 대한 승인을 받는 게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의료 부채가 있는 사람들의 크레딧 스코어가 오르면서 추가로 매년 약 2만2000건의 모기지가 승인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규정에 대해 공화당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데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다수를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오는 20일 취임하면 이 규정이 폐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은행 등고 각 개인의 정확한 크레딧 상태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22년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 크레딧리포트에 보고된 부채 중 의료비는 880억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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