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스 소송의 현실과 이상

비번스 소송은 연방 공무원의 고의적 불법 행위로 인해서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침해당한 피해자가 연방공무원 개인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통해서 피해 보상을 받는 소송절차이다.

연방 대법원은 1971년 영장없이 가정집에 난입한 연방 마약단속 요원들이 수정헌법 4조가 보장한 개인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되었으므로,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판결을 했다. 그후 연방대법원은 비번스 소송의 구제범위를 갈수록 좁게 해석해, 비번스 소송에서 원고가 승소하기는 매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제9항소법원에서 2018년 나온 라누자 v. 러브 케이스는 비번스 소송을 통해서 연방 공무원이 개인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을 때 그 공무원에게 여전히 민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1996년 17살때 멕시코에서 밀입국한 이그나시오 라누자는 건설 현장에서 일자리를 구해서 성실하게 살았다.

시민권자 배우자와 가정을 꾸린 라누자는 두 자녀를 둔 가장이었다. 그러나 2008년 라누자가 추방재판에 넘겨졌다. 불법총기 소지 혐의로 카운티 구치소에 구금되었다가 체류신분이 없다는 것이 밝혀져 추방재판에 넘겨진 것이었다.

다행히 그는 추방면제를 통해서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우선 미국에서 10년이상 살았고, 아울러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었고, 그가 추방되면 미국시민권자 배우자나 자녀가 예외적이고 극도로 특별한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입증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범죄를 저지른 적도 없었다. 추방면제의 조건을 고루 갖춘 셈이었다.

그는 이민판사에서 추방면제 신청을 했다. 그러자 정부측 ICE 변호사 조나단 러브는 라누자가 2000년 멕시코를 다녀오는 길에 국경에서 CBP에게 체포될 당시 자진출국에 서명했다는 서류를 이민판사에게 제출했다.

라누자는 자신이 당시 무슨 서류에 서명했는지 몰랐노라고 항변했지만, 이민판사는 2000년에 서명한 서류를 근거로 그가 미국에서 산 기간은 그 때부터 계산해서 통틀어 7년밖에 되지 않는다며 추방명령을 내렸다. 라누자는 이민항소법원에 항소를 했지만, 2000년에 서명한 서류로 볼 때 이민판사의 추방 명령에 하자가 없다고 이민 항소법원이 추방명령을 재확인했다.

가족과 생이별할 처리가 된 라누자는 변호사를 새로 선임했다. 2000년에 자신이 국경에서 서명한 서류가 자진출국서류라는 것을 몰랐다는 라누자의 이야기를 들은 이 변호사는 이민국측이 법원에 제출한 라누자가 서명했다는 자신출국 서명서류(I-826)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2000년에 라노자가 서명했다는 I-826폼이 USCIS 서류 양식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2000년에는 USCIS가 아직 생기기도 전이었다. INS이 USCIS으로 개명을 하고 조직 개편을 한 것은 2003년이었다. 2000년에 USCIS로 된 서류 양식을 사용해 자진출국 서명을 받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ICE 변호사가 이민 법원에 제출한 서류는 조작된 것이었다. 로노자 측은 포렌식 전문가를 통해서도 그의 서명 서류가 조작된 것이라는 것을 확인받았다.

로노자는 이 서류를 토대로 이민항소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민항소법원은 로노자의 재심청구이유가 “매우 구체적이고 위중하다”는 의견을 붙어서 라노자 케이스를 재심사하도록 이민법원에 돌려 보냈다. 그 결과 2014년 1월 라노자는 추방면제신청을 통한 영주권 신청을 했고, 이민판사가 그것을 승인했다. 재판 과정에서 ICE측 반대는 없었다.

같은해 라노자는 ICE 변호사 조나단 러브를 상대로 비번스 소송을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했다.

글/김성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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