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평한 투표권

설왕설래 말 많던 미국 중간선거가 끝났다. 2주 전 필자는 ‘게리맨더링과 위기의 투표권법’ 제하 칼럼에서, 보수파 연방대법원이 ‘1인 1표 원칙’을 보장한 투표권법의 기존 판례를 손볼 조짐이 감지된다고 개진한 바 있다. 오늘은 이어서 같은 미국시민이면서도 이번 중간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2개 지역 선거구민의 딱한 사연을 소개한다.

먼저 카리브해 도미니카공화국 옆에 위치한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이 그 피해의 주인공이다.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스페인 전쟁의 결과로 1898년 미국에 할양되었다. 이 섬은 독립된 주도 아니고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아, 미국 헌법 제4조 3항에 따라 미국 연방의회의 통치하에 놓이게 된다. 그러다 1917년부터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에게도 미국 시민권이 부여되면서 미국 본토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 연방대법관 소니아 소토마요르를 비롯 뮤지컬 ‘해밀턴’의 극작가 린-마누엘 미란다, 팝 뮤지션 제니퍼 로페즈와 같은 유력인사들이 푸에르토리코계 출신이다.

현재 푸에르토리코 섬의 인구는 약 330만 명으로, 인구수만으로 따지면 네바다, 캔자스주 등 미국 연방의 다른 20개 주보다 더 많다. 이렇게 인구도 적지 않은 편인데다 연방대법관을 배출할 만큼 오래전부터 미국 사회에 깊숙하게 동화되었음에도 푸에르토리코 현지인들에게는 대통령이나 의원에 대한 투표권이 거의 전무하다. 다만 법안 발의와 참관, 발언권만 행사하되 의결권은 없는 하원 대표자(delegate) 한 명만 선출할 수 있을 따름이다.

다음 지역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수도를 특정 주에 두면 그 주의 지위가 특별해질 우려가 있다며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에서 땅을 조금씩 떼어내 세칭 ‘컬럼비아 특별구(District of Columbia)’인 워싱턴 D.C.를 설정했다.

명색이 미국 수도의 특별시민이면서도 푸에르토리코처럼 연방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다가 투쟁 끝에 가까스로 1961년 수정헌법 제23조를 얻어낸다. 이에 따라 워싱턴 D.C. 주민들은 대통령 선거인단 선거에서 최소 의결권만을 가지게 되었다. 즉 인구에 상관없이 각 주 최소 의결권 보장 장치로 마련된 하원 1석과 상원 2석에 해당하는 총 3명의 대통령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이다.

워싱턴 D.C.에는 현재 약 72만 명이 살고 있다. 연방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버몬트와 와이오밍주보다 인구수에서는 더 많지만 이들 주민에게는 앞의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권 말고 연방 상원과 하원의원을 선출할 권리는 여전히 빠져있다. 그래서 반쪽짜리 투표권이라 일컫고, 이번 중간선거에서 투표를 못 한 이유다.

“대표 없이 조세 없다”는 모토가 미국 독립전쟁의 발단이었다고 보면 연방세가 면제되는 푸에르토리코와 달리 워싱턴 D.C. 주민들은 연방세도 꼬박꼬박 낸다. 납세자이기도 한 이들 주민 입장에선 특별시민이라고 우대해주진 못할망정 불공평도 이런 불공평한 대우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선거철마다 두 주 공히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게 해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이 연방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연방 하원과 상원, 대통령의 각 승인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게 장애물이라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정치평론가들에 의하면 워싱턴 D.C.뿐 아니라 주민 대부분이 히스패닉계인 푸에르토리코도 모두 민주당 텃밭 지역이라 공화당이 이에 동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에 대한 불공평한 투표권은 현대판 민주주의의 본산 미국이 해결해야할 숙제다.

글/손경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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