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르또스와 이민

아는 사람들은 이미 잘 아는 빵집 이야기를 잠시 하면 어떨까 한다. 유명 베이커리 뽀르또스(Porto’s) 이야기인데 맛있고, 싸지만 늘 사람이 많다고 해서 가지 않던 집이다. 지나는 길에 생각이 나서 들렸더니 건물 뒤 넓은 주차장에 빈자리가 없다. 주중 오전인데 자리 나기를 기다리는 차들 때문에 정체가 빚어지고 있었다. 못 올 데를 온 것처럼 얼른 차를 돌려 빠져나왔다.

이런 일을 겪으면 이것저것 찾아보게 된다. 대체 왜 이런가. 평일에는 화요일, 가장 한가한 시간 대는 오전 6~7시라는 것도 알게 됐다. 시간이 될 때 다시 갔다. 문을 여는 아침 6시30분 조금 지났는데 잠시 기다리자 입장 순서가 됐다.

이렇게 간 집에서 잡곡빵 하나만 들고 나오기는 좀 그렇지 않은가. 얼려 놓을 요량으로 잡곡빵은 두 덩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샌드위치와 이것저것 섞어 몇 가지를 더 샀다. ‘착한 가격’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 같다. 싸다고는 들었지만 뜻밖의 가격이다. 언젠가 마켓에서 쌀을 세일하던 때, 근처 베이커리에서 빵 서너 개를 샀더니 쌀 한 포 값이었다. 마켓이 문제인지, 빵집이 문제인지, 이런 데 익숙하지 않은 태생적인 서민 의식이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기억과 겹쳐진다.

뽀르또스는 쿠바 할머니, 로사 뽀르또가 세운 빵집이다. LA의 선셋과 실버레익 코너에서 지난 1976년 300평방피트의 작은 빵집으로 시작해 지금은 대형 베이커리 체인이 됐다. 몇 년 전 타계한 로사 할머니의 회고에 의하면 이 빵을 사러 일주일에 한 번씩 샌호세에서 내려오던 단골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빵은 오븐 구이가 가능한 상태로 드라이 아이스 포장으로, 일부 케익은 냉동된 채 미 전역에 배송되기 때문이다.

쿠바 푸드는 널리 알려진 음식이 아니다. 남가주에서는 더 그렇다. 타운 인근에는 피코 등에 있긴 했으나 많이 찾던 곳은 아니었다. 쿠바는 커피가 맛있다고들 한다. 쿠바 이민이 많은 플로리다의 한인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로사 할머니네가 쿠바에 살 때 집에서 하던 레시피 대로 만들기 시작했다는 뽀르또 빵이 이렇게 인심을 얻으면서 쿠바 푸드의 인기 목록에 하나가 더 추가됐다.

LA는 뉴욕과 함께 세계 여러 나라 음식을 가장 쉽게 즐길 수 있는 대도시로 꼽힌다.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으나 대략 80~90개국 정도의 음식을 LA의 식당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한다.

북 아프리카의 모로코를 가 본 적은 없지만 파리의 유명 모로칸 식당에서 나오는 정도의 모로코 음식은 LA서도 맛볼 수 있다. 마음만 있다면 세르비아 베이커리, 버마의 찻잎 샐러드, 발칸 반도까지 가지 않아도 그 지역 음식을 찾을 수 있다. 시드니 출신이 창업한 오스트레일리안 식당은 LA다운타운, 점심 시간 문 열기 전에 줄을 서던 가성비 좋은 페루 식당도 타운 부근에 있다.

월남 국수뿐 아니라 롱비치에서는 프놈펜 누들도 맛볼 수 있다. 해외에서 캄보디아 사람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곳이 이 일대이기 때문이다. 인도 음식점이 줄지어 늘어선 세리토스에서는 뭄바이 스트릿 푸드까지 맛볼 수 있다고 한다.

국제 음식기행이 한 도시에서 가능한 것은 이민 덕분이다. LA에 온 이민자들이 음식의 지평을 넓혀 줬다. 한식도 그중 하나다. 즐겁고 고마운 일 아닌가. 코로나 백신이 예상보다 빨리 개발되기까지, 핵심 과정에 관여한 전문가중에는 영어에 액센트가 강한 1세 이민자들이 많다. 이민의 긍정적인 면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이민에는 만만치 않은 사회적 비용도 요구된다. 이민이 늘면 문화나 생활양식이 바뀌기도 한다. 풋볼도 하고, 밴드도 하던 학교에 공부만 파고드는 학생들이 몰려와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은 다 들어가고 하면 자녀 교육에 대한 생각이 바뀔 수밖에 없다. 물과는 달리 이민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 초기 이민자들 때문에 눈살 찌푸려 지는 일도 겪게 된다.

 

이민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불평등이 세계적인 이주 현상을 부추기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이민을 혐오하는 극우 세력들이 힘을 얻는다. 외신이 전하기로는 총선을 앞둔 이탈리아와 스웨덴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같은 무슬림이라고 형제를 환영하는 것도 아니다. 상대적으로 정치가 안정된 터키는 밀려오는 이웃 나라 사람들 때문에 질색하고 있다고 여행자들은 전한다.

중간 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미 투표가 진행 중이다. 이민이 이번 선거의 핫 이슈는 아닌 것 같다. 인플레이션, 낙태금지,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압도적인 이슈들이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민은 잠복하고 있는 갈등 요인, 언제든 뜨거운 감자로 전면에 나올 수 있다

쿠바 빵집에 갔다가 이민과 이민자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민의 좋은 점만 찾아 누리는 것이 미국생활의 지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뽀로또스는 좀 쉰 듯한 목소리가 집안 내력인 듯한 할머니네 삼남매가 물려 받아 운영하고 있다. 바쁜 집인데 직원들이 친절했다. 애나하임의 디즈니랜드 쪽에 7번째 매장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글/한국일보 안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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