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각하는 이민사

미주 한인이민은 출발지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로 120년이 된다. 1902년 12월22일 일본 선박 겐카이마루를 타고 제물포를 떠난 하와이 이민 1진은 121명이었다. 일본에 도착해 해를 넘긴 이들 중 102명이 나가사키에서 갤릭호에 오른다. 어떤 자료는 이들 중 절반 가까이가 인천 내리교회 교인들이었다고 전한다. 처음 출발 때보다 인원이 줄어든 것은 신체검사 탈락자는 조선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시작된 하와이 사탕수수 이민은 1905년까지 3년간 7,000명이 넘었다. 이들 이민선조들이 호놀룰루에 처음 도착한 날이 1월13일, 해마다 돌아오는 미주 한인의 날이 곧 그날이다.

‘이민 100주년’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새 또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 그 때는 미주 곳곳에서 뜻있는 다양한 행사가 많았다. 우리 기자들도 취재팀을 꾸려 이제 알래스카 북단부터 미국의 땅끝 마을인 플로리다 키 웨스트에까지 퍼진 미주 한인이민의 숨결과 현장을 더듬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한국TV EVENT

매년 이 때면 하와이 첫 이민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열리긴 하나 대부분 태극기를 게양하고, 선포식을 하는 정도다. 매번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추진하기에는 커뮤니티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때면 생각하게 되는 것이 이민사다. 우리에게 미주 이민사란 무엇인가.

얼마 전 한 영상을 보며 다시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하와이의 이진영씨가 제작해 지난달 유튜브에도 업로드 한 6부작 다큐 ‘무지개 나라의 유산(Words of Wisdom from the Rainbow State)’이 곧 그것이다.

실제로 하와이에서 살게 되면 태풍도 겪고 그러겠지만 여행으로 처음 간 사람에게 하와이는 좋기만 한 곳이다. 하와이안 댄스는 거기 부는 바람과 흔들리는 나무, 바다 물결과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과 문물은 결국 그곳 풍토, 자연의 산물임을 깨닫게도 된다. 하와이는 여성들이 머리에 꽃을 꽂을 줄 아는 곳이기도 하다. 어디서나 꽃은 피고, 어디나 인구의 절반 정도는 여성이지만 여성들이 머리를 꽃으로 장식하는 것이 하와이처럼 자연스러운 곳은 많지 않다.

폴리네시안 적인 낙천과 심미의 섬인 하와이는 그러나 사탕수수 노동자들에게는 척박한 생존의 땅이었다. 이민 종가가 감내해야 했던 숙명이었을 것이다. 무지개 나라 영상에는 문대양 전 하와이주 대법원장과 빅 아일랜드의 최고위선출직 공직자였던 해리 김 전 시장 등도 나온다. 이들은 미주의 전국구 인물이어서 다른 지역에도 널리 알려진 분들이지만 영상을 보니 우선 아직 건강하시구나 하는 반가움이 앞선다. 더 연세 드시기 전에 육성 자료 등을 더 확보해 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들 이민 선배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언제 들어도 감동적이다. 하필 팬데믹 때 이민의 시작점이었던 인천까지 오가며 쉽지 않은 이 작업을 해낸 이진영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4~5시간 분량의 영상을 20분 내외의 축약본으로 편집하는 과정에서 영상을 무수히 되돌려 보며 그녀가 늘 느낀 것은 감동이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업에서 거둔 가장 큰 수확으로 꼽는다.

“어린이 한 명이 성장하기까지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해리 김 전 시장이 전한 말이다. 새기고 싶은 지혜다. 초기 이민의 온갖 어려움을 딛고 이들을 미국사회의 지도자로 떠오르게 한 힘은 무엇일까. 양성철 전 주미대사의 부인인 데이지 양 교수는 일찍 한국에 역이민한 하와이 초기이민자의 후예였다. 1세 유학생을 만나 가정을 꾸린 4세 바이올리니스트도 있었다. 이민사의 스펙트럼은 다양해지고 있었다.

이제 이민사를 전하는 방법도 많이 바뀌었다. 디지털 시대, 소셜 미디어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역사는 박물관에만 머물지 않는다. 굳이 사료를 한 곳에 전시하고, 책으로 펴내지 않아도 클릭 몇 번으로 세계 어디서든 공유가 가능 해졌다. 이민사가 중요한 가장 실질적인 이유는 2세들의 정체성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자녀를 키우면서 속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눠 본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정체성으로 인한 갈등은 통과의례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다인종의 치열한 이익 공동체를 헤쳐 나가면서 언젠가 한 번쯤은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인 것이다. 내면의 그 은밀한 어려움은 겪지 않은 사람은 이해가 어렵다. 이민자의 후손은 어느 정도 ‘정신적 입양아’임을 느끼게도 된다. 이럴 때 이민 선배들에게 배울 수 있는 불굴의 강인함 이야말로 힘이 될 수 있다. 이민사가 2세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값진 정신 유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을 멕시칸 유대인, 심지어 이란 태생 유대인이라는 미국인을 만난 적이 있다. 유대인 임은 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요소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굳이 내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 자긍심은 유대인의 디아스포라 이민사를 모른다면 나올 수가 없다고 본다.

이민사를 담고 나누는 작업은 그래서 중요하다. LA서도 2세들의 손으로 이민 선배들의 스토리를 영상으로 만드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 얼마 전 시작된 ‘영웅과 전설’(Heroes and Legends) 프로젝트가 곧 그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또 어떤 작업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런 노력들에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글/안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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