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카 수혜자 “이제야 잠 잘 수 있게 됐다” 환호

“트럼프, 추가 시도 저지할 것…해결책 마련해야”

미국 연방 대법원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체류 청소년 추방 유예 제도(DACA·다카) 폐지 정책에 제동을 건 가운데 다카 수혜자들은 연방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다카를 폐지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의회에 궁극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도 촉구했다.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에 거주하는 다카 수혜자이자 견습 재무 설계사인 에마뉘엘 디아즈(24)는 18일 CNN에 “대법원 판결 뉴스 속보가 떴을 때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며 “(자란 곳에서 쫓겨나지 않을 수 있어) 정말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디아즈는 “견습 생활을 시작할 때 (2년 마다 갱신해야 하는) 다카 방식 때문에 얼마나 미국에 오래 머물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서도 “이제 머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 더 밝은 미래가 올 것 같다”고도 했다.

다카 수혜자이자 다카 옹호 활동을 해온 캐롤라인 펑(31)은 “정말이지 흥분을 가라앉히기 힘들었다. 얼마나 행복하고 안도하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펑은 지난 2019년 펜실베이나주에서 다카 지지 시위를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워싱턴까지 230마일(약 370㎞) 가량 도보 행진도 했다.

펑은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반(反)이민 백인우월주의 의제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뭉치면 이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늘 승리가 그 증거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카 수혜자이자 이민자 보호단체 ‘FWD.us’ 홍보 담당 이사인 리지아 달라(30)는 “내 인생을 진정으로 바꿔놓은 승리”라고 환호했다.다만 “아직 해야할 것이 더 많이 남아있다”며 “6살 때 캐나다에서 미국에 온 뒤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미국 시민이 될 기회를 얻고자 싸우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카를 다시 종료하려고 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정치권이 궁극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16세 이전에 미국으로 옮겨와 5년 이상 거주한 30세 미만 청년은 다카 수혜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다카는 2년 단위로 갱신해야 하며 중범죄 등을 저지른 경우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 또 거주와 취업은 허가하지만 시민권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콜로라도주 덴버에 거주하는 다카 수혜자이자 입학 상담사인 앙헬 오악사카-리바스(25)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다카 종료를 선언하면서 삶의 많은 부분이 불확실해졌다고 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로) 무엇인가 바뀌려면 정당한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안도감을 느낀다. 그 자체만으로도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환영했다. 또 “집 구매, 석사 학위 취득 등 미뤄둔 중요한 일정은 올해 대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 보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11월 대선에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트리니티 워싱턴대 재학생인 차베스는 10대때 자신이 볼리비아에서 온 불법 이민자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다카는 자신에게 생명줄을 제공했지만 대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차베스는 “이제야 잠을 잘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버드 의대 2학년생인 박진은 대법원 판결로 안도감이 생겼지만 원하던 영속성은 얻지 못했다고 했다. 대법원 판결은 작은 진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환자에게 헌신하기로 한 맹세를 지키고 싶지만 환자들을 두고 강제 추방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제 의회가 나서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국가가 다카 수혜자를 위해 어떠한 입법적 해결책이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이재우 기자>

미국 워싱턴DC의 연방대법원 앞에서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DACA·다카)’ 폐지를 반대하는 시위대가 “집은 이곳이다”라고 쓴 종이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미 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다카제도를 중단시킬 계획을 세울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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