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스테이 많은 3개국 ‘H-2 비자’ 자격 박탈

필리핀·도미니카공화국·에디오피아
기한 만료후 불법체류 비율 30% 넘어

연방 당국이 ‘오버스테이’(Overstay) 비율이 높은 일부 국가들에 대해 ‘비숙련직 임시취업비자’(H-2) 프로그램 참가자격을 박탈했다. 참가자격이 박탈된 국가출신자들은 H-2 비자 신청을 할 수 없다. H-2 비자는 학사 학위나 숙련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비숙련 임시직 노동자들에게 발급되는 비자로 농업부문에는 H-2A, 비농업부문에는 H-2B비자가 발급된다.

연방 국무부와 국토안보부는 지난 18일 ‘오버스테이’ 비율이 급증한 필리핀, 도미니카공화국, 에디오피아 등 3개국을 H-2 비자 프로그램 지정국가 목록에서 제외한다고 연방 관보를 통해 발표했다.

이날 연방관보에 따르면, 이들 3개국은 H-2 비자를 받은 노동자들의 오버스테이 비율이 30%를 웃돌아, H-2 비자 프로그램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의 경우, 2017회계연도 H-2B(비농업직 비숙련 취업비자) 취득자들의 오버스테이 비율이 40%가 넘어, 이날부터 2020년 1월 18일까지 H-2B 비자 신청이 금지됐다.

특히, H-2B 비자를 받은 필리핀인들은 대다수가 인신매매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H-2B 비자 프로그램 참여 대상국가에서 제외된 이유들 중 하나로 꼽혔다.

국무부는 전 세계에서 미 재외공관에서 발급되는 인신매매 피해자 비자(T비자)의 40%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발급됐고, 이들 중 60%가 H-2B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국토안보부는 필리핀의 경우 2015년부터 2018년 사이에 H-2A(농업직 비숙련 취업비자) 비자 신청이 4배나 급증해 비자남용 및 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H-2B와 함께 H-2A 비자 프로그램 참여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30%가 웃도는 높은 오버스테이 비율로 인해 H-2B 비자프로그램 참여가 내년 1월까지 1년간 금지됐다. H-2B 비자를 받은 도미니카인의 30% 이상이 비자기한 만료 이후에도 미국에서 불법체류 신분으로 머물렀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버스테이 비율이 10%에 미치지 못한 H-2A 비자 신청자격은 유지된다.

추방대상자 송환거부 등으로 ‘비협조국가’(At Risk of Non-Compliance)로 분류됐던 에디오피하는 에디오피아 당국의 협조로 일단 ‘비협조국가’ 명단에서는 제외됐으나, H-2 비자 프로그램 참여자격은 얻지 못했다.

H-2비자(H-2A/H-2B) 프로그램은 미국의 낮은 실업률로 인한 저임금직 노동자 구인난과 비교적 자격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최근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H-2A와 H-2B 모두 각각 연간 6만 6,000개로 연간 쿼타가 제한돼 ‘전문직 취업비자’(H-1B)와 유사한 치열한 비자 취득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 이날 연방관보에 따르면, 한국은 2019-20회계연도에 다른 80여개 국가와 함께 H-2A와 H-2B 비자 프로그램 참여가 모두 가능한 국가로 선정됐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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