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주면 영주권·소셜카드…타운인근 위조 신분증 넘쳐나

이민서류 한 장 없는 불체자라도 100여 달러만 내면 영주권카드나 소셜시큐리티 카드도 언제든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흥정만 잘하면 80달러에 영주권카드와 소셜시큐리티 카드가 한묶음으로 된 세트도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다.

위조 서류나 카드 거래로 악명 높은 LA 한인타운 인근 ‘‘맥아더 팍’(MacArthur Park)에서는 여전히 불체자를 상대로 위조 신분증 거래가 성업 중이다. 일자리를 구하는 불체자 대부분은 이곳에서 필요한 서류를 손쉽게 구입해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불체자들 사이에서는 국경을 넘자마자 맨 먼저 ‘맥아더 팍’을 들러야 하는 것은 이미 상식으로 통한다.

뉴욕타임스가 24일 LA 맥아더 팍 인근 지역을 비롯해 푸에르토리코까지 800만명에 달하는 취업 불체자를 대상으로 호황을 누리는 가짜 신분증 거래 실태를 조명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신문은 불법체류 이민자 인구가 가장 많은 LA의 중심부에 자리 잡은 ‘맥아더 팍’ 거리에 가면 영주권카드나 소셜시큐리티 카드 판매하는 암거래상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고, 이들은 거리에서 공공연하게 영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아더 팍’ 거리에서 “미카(Mica), 미카(MIca)”라고 낮은 목소리로 호객하는 여성에게 다가가면 불체자에게 필요한 거의 대부분의 위조서류를 구할 수 있다. 미카’는 플래스틱 카드를 의미하는 스페인어 속어다.

이곳에서는 80~200달러만 내면 위조된 영주권카드나 소셜시큐리티카드, 심지어 출생증명서까지도 구할 수 있고, 돈을 더 내면 위조방지 홀로그램까지 들어있는 정교한 영주권카드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한때 사라진 듯 했던 LA ‘맥아더 팍’의 위조신분증 거래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50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미국의 낮은 실업률 때문이다. 신문은 낮은 실업률로 인해 영세한 자영업 식당에서부터 건설, 건축, 제조업 공장, 농장 등 많은 미국 업체들은 구인난으로 불체자라도 채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며, 고용주들은 이들이 내는 이민서류의 위조 여부에 그리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민개혁이 수년째 불발되고, 경기호황으로 800여만명의 불체자가 취업하고 있는 현실은 위조서류 산업 붐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소유 골프 리조트에서 일했던 에콰도르 출신 불체신분 여성은 브로커를 통해 영주권카드와 소셜시큐리티 카드를 150달러에 구입했으며, 생년월일과 사진 2장, 150달러를 건넨 뒤 가짜 신분증을 받기까지 채 수 시간도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 위조서류 제조의 ‘허브’로 알려진 푸에르토리코에서는 500∽1,300달러를 내면 출생증명서에서부터 소셜시큐리티 카드까지 정교하게 위조된 신분증 일체를 한 번에 살 수 있고, 이를 통해 메디캘 혜택까지 받는다. 이곳에선 가짜 신분증을 위조하는 ‘맥아더 팍’과 달리 실제 존재하는 미국인이나 영주권자의 신분을 도용하고 있어 적발될 위험도 적다.

또, 신문은 위조신분증 거래 업계에서 중국인들의 은밀한 네트워크도 방대해 여권까지 위조해 파는 중국인 브로커들은 큰 부를 모으기도 해 연방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불체자를 상대로 위조 신분증 거래가 성행하자 연방 당국의 단속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연방 당국이 전국에서 붙잡은 위조신분증 제조 및 거래업자는 1,258명에 달하며, 이들 중 997명이 기소되고, 710명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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