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자신청자들‘신상털기’

과거 15년 행적·자금출처 샅샅이 조사
‘보충질의서’ 관보 게재 조만간 시행

비자 신청자의 과거 15년간의 여행기록과 자금출처 등 15년전의 과거 행적까지 샅샅이 캐묻는 극단적 형태의 비자심사가 내년부터 현실화돼 비자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조차 어렵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방 국무부는 27일 비자신청자의 과거 15년간의 사생활과 행적을 기록하도록 하는 새로운‘비자신청서 보충질의서’(DS-5535) 양식 도입안을 연방관보에 공식 게재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관보에서 국무부는 미국 비자신청서에 보충질의서 양식(DS-5535)을 새로 도입해 비자 신청자의 과거 행적을 최대 15년까지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비자 부적격자나 잠재적인 테러 용의자를 걸러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보충질의서에는 비자 신청자의 ▲과거 15년간의 여행기록 및 여행자금 출처 ▲과거 15년간의 주소 변동기록 ▲과거 15년간의 취업기록 ▲비자 신청자가 과거 발급받았던 모든 여권의 발급번호 및 발급국가 ▲형제와 자매의 이름과 생년월일 ▲현재 배우자, 과거 배우자, 동거인 모두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묻는 질문항목이 만들어진다.

또, 이 양식에는 비자신청자가 지난 5년간의 사용한 소셜미디어와 ID를 모두 공개하도록 했다. 이밖에 지난 5년간 단 한 번이라도 사용한 적이 있는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도 밝히게 되어 있어, 비자 신청자는 과거 자신의 사생활 행적 모두를 공개하도록 요구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극단적일 정도로 비자신청자가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하도록 하는 이같은 비자신청서 보충질의서는 당초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비상조치 형식으로 3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용한다는 방침이었고, 이에 따라 지난 15일로 이 보충질의서 사용 시효가 종료된 바 있다.

하지만, 국무부는 이날 연방 관보를 통해 이 보충질의서 양식 사용을 3년간 연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비상조치 형식으로 한시적으로 도입됐던 극단적인 보충질의서 양식이 정규 비자신청서 양식에 포함되는 결과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 보충질의서 양식은 앞으로 30일간의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어 빠르면 2018년 초부터 도입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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