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보러온 할머니, 美공항 퇴짜…왜?

미국 입국 심사 대폭 강화 대기하는데만 5시간 이상 걸리기도, 지난 5년간 한국인 6494명 입국 거절
‘손주 봐주고 용돈 받는다’에 “돈벌러 오는 것이냐”
10년 넘게 매년 3~4번 출장, “왜 이렇게 자주오냐”
한국 여행자 불만 커…여행 목적·일정 잘 대답해야

#1. 60대 한국인 이모씨는 플로리다에 사는 둘째 딸이 아이를 낳아 이달 초 미국행 비행기를 탔으나 현지 공항에서 입국을 거절당했다. 입국심사관은 “한국에서 돈벌이를 하느냐”고 물었고 이씨는 “첫째 손주 아이를 봐주고 용돈을 받곤 한다”고 대답했다. 입국심사관은 “미국에서도 아이를 봐주고 돈 받는 것 아니냐”면서 입국을 불허했다고 했다. 이씨는 반나절을 공항에서 헤매다 미국 땅을 밟아보지도 못하고 다시 돌아와야 했다.

#2. 한국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이모(38)씨는 지난 9월 초 LA국제공항에서 받았던 입국 심사 생각만 하면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10년 넘게 매년 3~4번씩 미국을 오가며 일해온 이씨다. 미국 입국 심사가 원래 까다롭다지만 지난달엔 유난했다고 했다. 대기하는 데만 5시간 반이 걸렸다. 입국심사관은 이씨에게 “뭐하느라 미국에 이렇게 자주 오느냐”면서 짐을 다 열어보라고 했다. 그가 챙겨온 옷은 모두 압수됐다. “새 옷이 너무 많다. 장사하러 온 게 아닌가 의심된다”는 이유였다. 이씨는 “옷이 허름하면 난민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새 옷이 많아 입국이 어렵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들어 미국 입국이 갈수록 까다로워지면서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내 공항에서의 입국 심사가 한층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미국 국토안보부가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입국을 거절당한 한국 국적자는 총 6494명이었다. 한 해 평균 1356명꼴이다.

뉴욕 총영사관은 이에 최근 ‘미국 방문 시 참고사항’ 공지를 내놓기도 했다. ‘과거 방문 시 체류 시간을 넘겼거나 관광 비자로 미국에 입국해서 일을 하다가 적발된 경우, 혹은 미국 비자 신청이 거부됐던 사실을 숨기고 입국할 경우엔 강제로 귀국 조치 당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입국심사관이 볼 때 여행 경비가 부족해 보이는 경우에도 입국이 제지될 수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허용 기준을 넘는 현금을 신고하지 않고 미국에 입국하는 것도 문제지만, 소지한 돈이 너무 적다고 판단될 때도 입국을 거절당할 수 있다. 여러모로 세심하게 여행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공항에 도착해 받는 입국 심사 강화뿐만 아니라, 미 연방교통안전청은 테러 등에 대한 긴급 보안 강화 규정을 내놓으면서 지난 26일부터 한국 등 전세계 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탑승하는 승객은 탑승 수속을 할 때 추가로 보완 인터뷰를 받게 됐다.

짐 부치고 티켓 받는 과정에서 항공사 직원이 주소나 직업, 가는 목적이나 여행 일정에 대해 물으면 답해야 하는 것이다. 답변 내용이 미심쩍다고 판단될 경우엔 격리될 수도 있다.

<코리아타운데일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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