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대상 이민자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각 주 정부가 자체적 이민단속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초강경 이민단속 법안(H.R.2431)이 1차 관문을 통과해 법 제정에 한 걸음 다가섰다.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는 24일 공화당 라울 래브라도(아이다호) 의원이 지난 16일 발의한 ‘데이비스-올리버 이민단속법안’(H.R.2431)을 찬성 19대 반대 13으로 가결, 통과시켰다.
공화당내 반이민 강경파 그룹인 ‘프리덤 코커스’의 핵심인사 중 한 사람인 래브라도 의원의 이 법안은 당내 반이민파 의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하원 본회의 통과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4년 캘리포니아에서 불체자에 의해 살해된 마이클 데이비스 경관과 대니 올리버 경관의 이름을 딴 이 법안은 강력한 불체자 단속조항 등 국내 이민단속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법안이 법사위원회를 통과하자 래브라도 의원은 “이민개혁은 이민법을 제대로 집행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새로운 불법 이민을 막을 수 있다. 이 법안은 바로 책임지는 이민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추방대상 이민자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각 주가 자체 이민단속 법안을 제정할 수있도록 길을 터주는 조항들이 대거 포함되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항은 주 정부와 지역 정부가 자체 이민단속법을 제정할 수 있도록 허용해 지역 사법당국이 자체적인 이민단속에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래브라도 부위원장은 “주정부나 지역정부가 이민단속에 나설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연방법에 어긋나지 않는 한 자체 이민단속법 제정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법안은 현행 이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추방대상 범죄의 범위를 확대하고, 추방대상 이민자들을 ‘연방범죄데이터베이스’(National Crime Database)에 올려, 신속한 추적과 체포가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추방 이민자들의 신병 인도를 거부하거나 비협조적인 국가들에 대한 비자발급 제한 조항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방 정부에 따르면, 중국, 베트남 등 12개국 정부가 추방대상 자국민의 신병 인도를 거부하고 있어, 이 법이 제정되면 최대 투자이민 신청 국가이자 가장 많은 관광객을 보내고 있는 중국 등 12개국 국적자에 대한 미국 비자 발급이 제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들 12개국 외에도 47개국이 비협조 국가 리스트에 올라 있어 50여개국이 넘는 국가들이 미국 비자 발급 거부대상이 될 수 있다.
또, 법안에는 소위 ‘이민자 보호 도시’ 정책을 무력화하는 ‘지역경찰의 이민단속 협조 의무화’조항도 들어있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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