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휴가시즌 앞두고 낭패 잦아
만료일 6개월 미만시 입국 불허도
최근 한국에 거주하는 부친이 위독해 급하게 한국을 방문해야 했던 한인 영주권자 이모(39)씨는 출국 전 여권을 챙기다 본인의 여권 유효기간이 이미 만료된 사실을 발견하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당장 다음 날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여권을 갱신하려면 아무리 빨리 해도 1주일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난감한 상황에 처했던 이씨는 LA 총영사관에 급한 사정을 설명한 뒤 당일날 발급받을 수 있는 단수 여권을 만들어 가까스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본격적인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앞두고 한국 방문이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한인들 가운데 이처럼 여권의 유효기간이 만료됐거나 임박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곤란한 상황에 처하거나 아예 외국에서 입국을 거절당하는 낭패를 볼 수 있어 여권 유효기간 확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외교부 따르면 여름방학과 휴가철 외국 여행을 떠나는 한국 국적자들 가운데 출발 직전이나 탑승수속 직전 본인의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된 사실을 알고 재외공관에 긴급 여권발급을 문의하거나 무리하게 요구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을 포함한 상당수 국가들의 경우 여권 만료일이 최소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입국을 허용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여권 만료일이 남아 있어도 자칫하면 입국을 거절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LA 총영사관 관계자는 “국가마다 입국 규정이 다르지만 최소한 여권 만료일을 3개월 이상 남아 있도록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며 “여권이 만료됐거나 유효기간이 충분치 않아 입국을 거절당하는 낭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해외 여행을 계획하거나 출발 2개월 전에는 반드시 자신의 여권에 표기된 유효기간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총영사관에서는 한국 방문이나 해외 지역으로의 여행을 목전에 두고 여권을 분실하거나 유효기간이 만료됐을 때 긴급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단수여권’이나 ‘여행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총영사관의 여행증명서 및 단수여권 발급 대상은 ▲단기 여행 중 여권을 분실한 일반 여행자 ▲직계가족의 사망에 따라 일반 복수여권을 발급 받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 ▲신원 특이자가 신원정리를 위하여 귀국하고자 하는 경우 ▲주재국 정부로부터 추방명령을 받고 귀국하는 경우 등이다.
일반적으로 여권 신청부터 발급에는 3주가 소요되며, 신청인이 특급 우편요금을 부담하는 경우 수령까지 10일이 걸린다.
LA 총영사관 관계자는 “일반 여권을 발급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는 민원인들에게 여행증명서나 단수여권이 발급되고 있지만 가능한 발급 기준에 일치하는 경우에만 발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여행증명서와 단수여권을 발급시 구입한 항공권을 제시해야 하며, 여행증명서와 단수여권은 1회 사용하면 유효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효력이 상실된다. 특히 여행증명서는 목적지가 기재된 국가만 입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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