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시즌의 주인공인 졸업생들이 희망과 기쁨보다는 한숨과 걱정이 앞서고 있다. 졸업예정자 대다수가 취업을 못한데다 학자금 대출로 인한 빚만 떠안고 졸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5월 졸업을 앞둔 한인대학생들이 일자리 찾는데 곤욕을 치루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IT나 이공계열 학생들과 달리 인문계열 학생들은 시민권자, 유학생 여부에 관계없이 취업시장의 높은 벽에 난감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유학생들의 처지는 더욱 심각하다. 졸업 후에도 취업이 어려운 현실 탓에 우울하다 못해 두려운 마음으로 졸업식을 맞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학생들조차 취업이 어려운 마당에 유학생들이 직장을 구하기란 사실상 ‘하늘에 별 따기’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다. 설상가상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을 우선 고용하는 방식으로 취업비자(H-1B) 발급 조건을 까다롭게 변경하면서 상당수 업체들이 외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취업비자 스폰서를 꺼리고 있는 이유다.
일부 업체들은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갖고 있지 않는 유학생들에게는 취업문호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 한다. 졸업을 앞둔 유학생들은 당연히 취직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부모에게 미안하고 주변 사람들 만나기조차 민망한 처지이다. 때문에 일부 학생들은 취업 때문에 졸업을 미루고, 일부 졸업생들은 직장을 찾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장기 침체에 따른 극심한 취업난으로 졸업생들은 갈수록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의 보다 강력한 청년 실업난 해소책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정부에만 의존 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의 현지 기업이나 주류사회 진출 한인업체들이 함께 책임감을 갖고 한인 대학졸업생을 위한 보다 많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
졸업생들도 인기위주의 직장만 찾아서는 안 된다. 대형 비즈니스가 아니라도 부모의 가업을 이어받는 것도 고려해 볼 일이다. 졸업생들이 ‘백수의 길’을 탈출할 수 있는 현명한 길은 졸업생 스스로가 눈높이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한국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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