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앞둔 한인유학생들 ‘거취 고민’

H1-B 추첨 당락통보 희비 엇갈려
미 명문대 나와도 한국내 구직난

다음달 UC 계열대 졸업을 앞둔 한인 유학생 김모(25)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졸업이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미국에서 취업자리가 결정이 안 돼 미국에 머무를 지 한국으로 귀국할지 아직 거취를 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미국에서 직장을 잡고 싶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막막하다. 구직난 속에 특히 김씨와 같은 유학생들의 까다로운 비자 규정으로 인해 현지 취업은 더욱 힘든 상황이다.

지난 4월 초 쿼타가 마감된 2018회계연도 ‘전문직 취업비자’(H1-B) 신청자들에 대한 서류 접수 여부 추첨의 당락 여부 통보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인 유학생 등 신청자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김씨처럼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한인 유학생들의 경우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 취업비자 신청 기준으로 인해 미국에서 일자리 잡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고 아무리 미국 명문대를 나와도 한국에서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인 이민 변호사들에 따르면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은 지난달 24일부터 H-1B 신청자 19만9,000여명에 대한 무작위 추첨을 실시해 서류심사 대상자 8만5,000명을 선정하는 작업을 마친 후 추첨을 통과한 심사 대상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접수증을 발송하고 있다.

이민 변호사들에 따르면 올해 접수증 통보는 늦어도 5월 중순까지는 모두 발송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아직 접수증을 받지 못한 한인 신청자들은 현재 이민국의 통보만을 기다리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만약 추첨에서 떨어질 경우 한국으로 되돌아가든지 다른 비자로 전환해 신분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인 운영 업체에서 H-1B를 신청한 한인 정모씨는 “같이 접수한 사람 가운데 일부가 추첨을 통과했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아직 접수증을 받지 못해 불안하기만 하다. 상상도 하기 싫지만 만약 낙첨 통보가 온다면 당장 짐을 싸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한국에서도 취업을 하기가 만만치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가 걱정”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또 접수증을 받기 이전에도 신청서에 첨부했던 접수 수수료 체크가 결제됐다면 당첨된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5월 졸업을 앞둔 한인 대학생들이 한국과 미국 양국 모두에서 일자리 찾는데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운이 좋게 추첨을 통해 취업비자를 받는 학생들은 극소수 일뿐 상당수가 추첨에서 탈락하거나 한국으로 돌아가 취업을 해야 하지만 이마져도 쉽지가 않다는 것.

특히 IT나 이공계열 학생들과 다르게 인문계열 학생들은 시민권자, 유학생 여부에 관계없이 취업시장의 높은 벽에 난감해하고 있다.

잡코리아 USA의 브랜든 이 대표는 “최근 트렌드가 기업들 입장에서 OPT를 3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 유학생들을 선호할 뿐 취업비자가 힘든 경영학과나 인문·사회계열 유학생들을 채용하는 데 소극적”이라며 “이외에도 한인 구직자와 채용업체간 연봉 및 상여금 등 눈높이가 다른 점도 졸업예정자들의 취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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