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몰래 택스리턴’ 황당 사기

인터넷에 아파트렌트 허위 광고 올려 입주 희망자 ‘크레딧 조회’소셜번호 빼내
IRS “누군가 당신 이름으로 이미 환급”

한인 김모씨는 최근 황당한 신분 도용 피해를 당한 것을 알게 됐다. 세금보고 서류를 작성해 연방 국세청(IRS)에 택스 리턴을 접수했는데 서류의 접수가 거부돼 다시 되돌아온 것이다. 확인해보니 누군가가 김씨의 소셜시큐리티 번호를 무단 도용해 김씨의 이름으로 버젓이 세금보고를 하고 환급금까지 챙겨간 것을 알게 됐다.

거처를 구하기 위해 LA 지역 아파트 렌트 사이트를 통해 광고를 보고 연락을 했던 이모씨는 소셜번호 등 개인 정보를 제공했다가 역시 신분 도용 피해를 본 경우다. 인터넷 광고에 나온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크레딧을 체크해야 한다고 말해 소셜번호 등 개인정보를 상대방에게 제공했는데 연락이 두절됐고 이후 누군가가 이씨의 이름으로 크레딧카드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셜시큐리티 번호가 공개되거나 노출되면서 이를 악용하는 신분 도용 사기의 피해를 보는 한인들이 계속 늘고 있다.

신분 도용 사기범들은 주로 피해자의 소셜 번호와 은행 계좌번호 등 개인 정보를 통해 크레딧카드를 위조하거나 피해자의 은행에서 온라인 송금으로 돈을 빼가는 등 수법을 쓰고 있고 심지어 도용한 타인 명의로 세금보고까지 하는 등 소셜 번호 유출이 다양한 2차 범죄로 이어지고 있어 한인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또 다른 한인 김씨는 누군가가 김씨의 소셜 번호를 도용해 김씨의 은행계좌 이름까지 바꾸는 바람에 피해를 입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세금보고 시즌을 맞아 여러 경로로 유출된 소셜 번호 등 개인 정보가 세금보고 관련 사기 등 다양한 신분도용 범죄로 나타나고 있어 IRS 등 연방 당국이 이에 대한 대처와 주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IRS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세금보고를 했을 때 접수가 거부되는 경우 다른 사람이 이미 본인의 소셜 번호를 이용해 세금보고를 접수했을 경우로 IRS로 부터 신분확인을 요구하는 서류(5071C)를 받게 되는 데 이때는 본인 인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또 세금보고를 아직 하지 않았는데 이미 누군가가 개인 정보를 도용해 세금보고를 했다면 자신의 세금보고를 우편으로 접수하면서 신분도용 진술서(Form 14039)를 신분증과 함께 첨부해야 한다.

<한국일보 예진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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