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입국심사 CBP 직원들 욕설에 수갑까지
한인 피해자들“그냥 돌아갈래”자진출국 속출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 최근 호놀룰루 국제공항을 통해 호주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려던 한국 국적의 남성이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으로부터 불법 취업사실을 강요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입국 심사과정에서 CBP 직원들의 강압적인 조사를 견디지 못해 자진출국을 결정하는 한인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2차 검색대로 넘겨지는 한국 국적자의 상당수는 유흥업소 종사자로 의심되는 여성들로 불법취업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 CBP측이 다소 강압적인 태도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욕설 및 폭언을 하거나 수갑을 채우는 비인격적인 수사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일 한국 국적의 김모(27)씨는 호놀룰루 공항에서 이뤄진 4시간 가까운 입국 심사 결과 입국 거부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김씨는 입국 심사과정에서 CBP가 강압적 취조로 전혀 사실이 아닌 과거 미국에서의 불법 취업을 강요했고,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데려가 수갑을 채웠으며 이민 관련 수용시설도 아닌 연방 구치소에 갇혔다며 추방 직후 호놀룰루 총영사관 측에 항의했다.
또한 얼마 전 LA 국제공항(LAX)에서도 한국에서 미국을 방문하는 지인을 픽업 나간 한인 남성들이 일행들의 입국심사 과정에서 수사 당국이 폭언과 반말, 욕설은 물론, 흉기로 위협하는 등 강압적인 조사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처럼 무비자로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 국적들이 입국 심사과정에서 2차 심사대로 넘겨져 장시간에 걸쳐 해명에도 불구하고 CBP측의 강압적인 조사를 견디다 못해 자진출국을 결정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나, 외교적 마찰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후속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한 공항 관계자는 “이민세관 직원들 가운데 일부는 2차 검색과정에서 인격을 모욕하거나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와 같은 사실을 입증하거나 이러한 사실에 대해 한국 정부가 정식 항의서한을 보내도 (이들의 강압적인 조사 태도가) 국가의 안전을 위한 조사의 일부라는 이유로 달라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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