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비자 준비중인 유학생들 고민
추첨경쟁 뚫는다는 보장도 없는데 트럼프 정부 규정 강화로 노심초사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 병역 미필자인 한인 강모(24)씨는 한인 기업체에서 ‘졸업 후 현장실습(OPT)’을 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4월로 다가온 취업비자(H-1B) 신청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강씨는 한국에서 출국시 병무청에서 국외여행허가를 받았으나 오는 9월 여권만료에 따른 갱신 신청 때 취업을 이유로는 갱신이 거부될 가능성이 높아 한국으로 조기에 귀국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강씨는 “어차피 취업비자가 되더라도 여권이 만료되기 때문에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장기체류가 힘들 것 같다”며 “아예 취업비자 신청을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가는 것을 부모님과 상의중에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부의 한 대학을 졸업한 뒤 LA 다운타운 소재 한인 의류업체에서 OPT를 하고 있는 성모씨도 최근 취업비자(H-1B) 발급 문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추첨 방식의 현 규정이 변경될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일찌감치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
성씨는 “취업비자 신청서 접수 여부를 위한 추첨 경쟁률도 높은 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취업비자 발급 및 이민 자체를 까다롭게 해 그냥 다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며 “미국에 정착을 못할 경우 하루 빨리 한국에 돌아가 적응하는게 유리하다는 생각에 귀국 시점을 가족들과 의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4월1일 시작되는 2018년도 전문직 취업비자 신청 접수를 준비하고 있는 한인들이 연일 강화되거나 급변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취업 비자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불안해 하고 있다.
지난 4일 취업비자 기준 임금을 현행 6만달러에서 10만달러로 대폭 상향조정하고, 석사 학위자에 대한 비쿼타 2만개 조항을 폐지하는 등 쿼타 면제 자격을 크게 제한하는 내용의 취업비자 개선법안이 발의된데 이어 매년 이민당국이 추첨을 통해 H-1B 심사 대상자를 결정하는 현행 ‘H-1B 추첨제’가 폐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대학 졸업 후 어렵게 취업 기회를 얻은 한인들은 하루가 다르게 재정비되는 취업비자 프로그램으로 인해 혼선을 겪으면서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사전 접수를 준비하고 있다.
한인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은 합법적인 취업이민자들에게 다소 불리하게 진행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대해 주시하면서도 올해 취업비자제도에는 큰 변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이민법 변호사는 “트럼프 행정의 취업비자 근간은 교육수준이 낮은 노동자들을 위한 일자리에 대한 경쟁을 해소하고, 고숙련 기술 인력의 미국 이주를 돕는 것”이라며 “취업비자 쿼터수가 줄거나 심사가 강화되는 것은 예견된 일이겠지만 당장 적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민법 변호사들은 오는 4월1일부터 접수가 시작되는 전문직 취업비자의 쿼타가 올해도 접수 개시 후 곧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며 신청 희망자들은 지금부터 미리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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