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책 불안…한인들 ‘시민권 따자’

행정명령 이후 취득문의 2배 급증
범법기록 있는 영주권자들 적극적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 영주권 취득 후 8년 가까이 시민권 취득을 미뤄온 한인 선모씨는 트럼프 행정명령 이후 이민변호사에게 시민권 신청을 문의한 뒤 접수를 위한 서류를 준비 중에 있다. 선씨는 영주권 취득 후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기록이 있어 시민권 신청을 미뤄왔으나 최근 트럼프 정부의 초강경 이민 정책 기조에 출입국시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부랴부랴 시민권을 취득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선씨는 “영주권자들까지도 출신 국가와 종교를 이유로 차별을 받는데다 음주운전 체포 기록이 있어 혹시나 출입국 과정에서 억류 및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시민권 신청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도 10년 넘게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고 영주권 신분으로 지내왔으나 트럼프 당선 직후 시민권을 신청서를 접수했다. 김씨는 “앞으로 이민자들에게 어떤 정책적 변화가 생길지 속단하기 어려워 일단 시민권을 취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이 충격과 파문을 불러오며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민 변호사 사무실마다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한 한인들의 문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이민법 전문 변호사들은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늘어나기 시작한 한인들의 시민권 신청 문의는 특히 지난달 27일 반 이민 행정명령이 나온 이후 급증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전했다.

한 변호사는 “반 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시민권 신청문의가 평소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며 “특히 시민권 신청을 미뤄온 한인들보다 음주운전 및 절도, 폭행 등 경미한 형사기록을 갖고 있는 한인 영주권자들의 시민권 신청 문의가 많다”고 소개했다.

이민법 변호사들은 반 이민정책의 법제화는 연방의회 의결 사안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지만 초강경 이민정책 기조로 영주권자의 시민권 취득 심사과정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합법적 비자소지자 및 영주권자 가운데 음주운전을 포함한 범죄기록이 있는 경우 당분간 한국 방문 등 해외여행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그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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