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난민 1만명 채용…GE·JP모건도 임직원 지원 초비상
구글 공동창업자 브린 “나는 난민” 반이민 행정명령 반대시위 참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급기야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반기를 들고 나섰다.
구글은 400만 달러(약 47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이민자와 난민구호단체에 기부하기로 했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난민 1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JP모건체이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도 영향을 받는 임직원들을 위한 지원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부터 미국으로 공장이전, 일자리 창출을 압박받던 글로벌 대기업들은 취임 후에는 국경을 넘는 물자와 인력 이동 자체가 유지될지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120일간 난민의 미국입국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난민·방미 학자·미국 영주권 보유자에 상관없이 이라크·시리아·이란·수단·리비아·소말리아·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미국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멕시코에 국경장벽을 세우고 20%의 국경세를 부과한 직후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구글은 직원들의 기부금에 매칭펀드 형태로 돈을 쾌척, 400만 달러 규모의 이민자·난민구호기금을 조성해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 이민자 법률지원센터, 국제구호위원회, 유엔난민기구(UNHCR) 등 4개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 회사 임원들은 별도로 기부하기로 했다. 이는 구글 사상 최대 구호 캠페인이다.
이번 기금 조성은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강하게 반발하고, 구글의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열린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피차이 CEO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100명 이상의 직원이 행정명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즉시 귀국하라고 요청했다.
브린 공동창업자는 시위에서 “나는 난민이기 때문에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고 경제전문지 포천은 전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기를 들고, 앞으로 5년간 전 세계에서 난민 1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슐츠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입국금지조처에 영향을 받은 직원들과 직접 연락을 취하고 있다”면서 “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그렇게 오랫동안 당연시했던 시민의식과 인권이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 “다들 경고음이 울리는 소리를 듣고 있는 만큼 앞으로 동반자로서 우리가 모두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더 빠르고 즉각적인 소통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첫날부터 대대적으로 반발한 IT업계에서는 구글에 이어 자금을 투입하고 소송전을 불사하겠다고 밝히는 등 구체적인 반대 행동에 돌입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우버, 에어비앤비, 테슬라 임원들은 모두 반이민 행정명령을 맹렬히 비난하고 나선 바 있다.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행정명령에 영향을 받은 임직원들을 위해 소송지원을 개시했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애플은 이민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시리아 출신 이민자의 아들이다.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워온 아마존닷컴은 7개국 출신 직원에게 미국에 있든, 외국에 있든 현재 위치에서 머물라면서 행정명령에 영향받을 수 있는 직원과 가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민자 입국금지는 “잘못됐고, 부당하다”며 300만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이민문제가 있는 운전기사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실리콘밸리 임원들은 입국금지에 직면한 이민자들을 위해 자금을 기부했다. 리프트의 공동창업자 존 침머와 로건 그린은 향후 4년간 100만 달러를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ACLU는 JFK 국제공항에 억류된 외국인 가운데 이라크에서 미국 정부를 위해 일한 이라크인 2명이 포함됐다는 소식에 본국송환 금지 소송을 제기해 법원으로 송환금지 긴급결정을 받아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금융권에서도 자사 임직원들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프리 이멜트 GE CEO는 내부에 회람한 이메일에서 “많은 직원이 거론된 국가 출신으로, 우리는 전 세계 전 지역에 걸쳐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 임직원은 우리의 성공에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GE는 새 행정부와 의회에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이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의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삼갔다.
BMW 북미지사 루트비히 빌리쉬 CEO는 28일 한 자동차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런 게 문제가 될 줄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미국은 용광로이자,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국가이기 때문에 이런 일에는 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월가도 공개적인 의견표명은 삼갔지만, 사태파악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JP모건체이스는 성명을 내고 반이민행정명령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임직원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성명에서 “JP모건체이스에서 일하는 헌신적인 사람들에게 우리가 확고하게 전념할 것이라는 점을 모두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은행 임원도 반이민 행정명령이 취업허가나 영주권을 보유한 직원들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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