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는 이기는데 지지자는 없다? 바이든의 딜레마 l
작성자
그늘집
작성일
2020-06-26 07:31
조회
4203
바이든 지지자 중 '바이든 때문에 찍는다'는 37%뿐
'트럼프 대 바이든' 구도가 아닌 '트럼프 대 反트럼프' 구도
미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여론조사에서 14%포인트 차로 크게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분석매체 파이브서티에잇도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예측해 보면 트럼프의 재선 확률이 코로나 이전 45%에서 현재 20% 정도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이 웃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트럼프가 싫어 바이든을 찍을 뿐, 바이든의 진정한 지지자는 별로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대선은 ‘트럼프 대 바이든’이 아닌 ‘트럼프 대 반(反)트럼프’의 대결로 굳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바이든에 14%P 뒤져
지난 2월 콜로라도주에서 유세하는 트럼프 대통령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각) 시에나대학과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오늘 대선이 열린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36%를 얻은 데 비해 바이든 전 부통령은 50%를 얻었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성별로는 여성(22%포인트 격차)은 물론 남성(3%포인트)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를 이겼고, 인종적으로는 흑인(74%포인트)과 히스패닉(39%포인트)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1%포인트)에서 근소한 차로 이겼을 뿐이다.
연령대별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18~34세(34%포인트), 35~49세(23%포인트), 65세 이상(2%포인트) 유권자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얻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50~64세(1%포인트) 유권자들 사이에서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NYT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백인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지지세를 넓히고 있다면서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확실히 ‘언더독’(불리한 경쟁자)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찍어도 ‘바이든 좋다’는 37%뿐
지난 2019년 5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필라델피아 유세 모습
그러나 이 같은 선두질주에도 바이든을 불안케 하는 것이 있다. CNN이 지난 2~5일 미국 성인 12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을 찍겠다’고 답한 사람 중 바이든 때문에 찍는다는 응답은 37%에 불과하고 트럼프가 싫어서 찍는다는 응답은 60%에 달했다. 바이든은 자신만의 색깔이 없는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트럼프를 위해 찍는다는 응답은 70%였고, 바이든이 싫어서 찍는다는 응답은 27%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만의 확실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
미국내 2차 코로나 확산 우려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지만, 사실 급락했다고도 볼 수 없다. 파이브서티에잇이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24일 현재 41%로 올 1월 42%와 큰 차이가 없다. 이 매체는 트럼프에 대해 “2차 대전이후 지지율이 가장 안정적인 대통령”이라고 했다.
◇트럼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 현재와 비슷…상원에서 이겨
2018년 미 중간선거 결과 상원에선 공화당이 총 53석으로 민주당(야당 무소속 포함) 47석을 이겼다.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측에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의 비리 의혹을 조사하라고 압박했다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터진 후에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이상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었다.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추진했지만,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탄핵 부결이 확실시 되던 11월과 12월 에머슨대 조사와 USA투데이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을 2%포인트와 3%포인트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파이브서티에잇은 또 최근 “2018년 중간선거 당시 트럼프 지지율은 42%에 불과했다”고 했다. 중간선거는 현역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도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은 내줬지만, 상원에선 다수당을 지켰다.
상원 선거는 주(州) 단위로 치러지는 선거로, 작은 지역구별로 치러지는 하원보다 더 대통령 선거와 유사하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
는 각 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주별로 배분된 대의원을 모두 가져가고, 최종적으로 50개주 선거에서 확보한 대의원 수를 통해 승부를 가린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내내 지지율이 40~45% 사이를 유지했다”며 “과거 지지율을 상·하한선을 봤을 때 지지율이 바닥을 쳤을 수 있다”고 했다. 11월 대통령 선거까지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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