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민개혁에 ‘지뢰’ 심고 떠났다

퇴임 전 ‘정책 수정시 주정부 사전동의’ 명문화

조 바이든 신임 대통령의 이민개혁 정책 시행을 어렵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법적인 지뢰를 심어놓고 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CNN은 연방 국토안보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반 이민정책을 되돌리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개혁 정책 시행을 힘들게 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들”을 취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20일 보도했다.

연방 정부가 새로운 이민정책 채택하거나 현재의 이민정책을 수정하는 결정을 내리기 전 관할권이 있는 일부 주정부와 지역 정부들로과 협의 절차를 거쳐 사전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조항들을 삽입해놓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되돌려 새로운 이민개혁 정책을 시행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CNN에 “트럼프 행정부는 임기가 만료되기 전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개혁 정책 집행을 쉽지 않게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내놓았다”며 “대통령이 임명한 정무직 고위 관계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의 반 이민정책들을 되돌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할 것을 예상하고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CNN은 국토안보부가 일부 주정부들과 적성한 합의문을 입수했지만 이같은 합의문이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이지 또는 이 합의문을 시행할 수 있는 것인지 등은 확실치 않다고 지적했다. CNN이 입수한 국토안보부의 합의문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 변화를 지연시키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켄 쿠치넬리 국토안보부 부장관이 이 서명한 것들이다.

이 합의문들에는 이민단속 증가나 이민자 인구수 증가, 이민자 혜택 확대, 추방대상 이민자 범위 등에 영향을 주는 정책을 시행하려 할때는 반드시 관할권을 가진 지역 정부나 지역 사법당국과 사전에 협의를 거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같은 합의문에 서명한 지역 사법기관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주 로킹햄 카운티 셰리프국 샘 스콧 페이지 국장은 “이 합의문이 있기 때문에 나는 연방 당국에 (정책변경 전) 사전 통보나 협의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협력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페이지 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변화가 집행되기 전 이를 사전에 알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연방정부가 변경된 이민정책을 집행하려면 사전에 협의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앞서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말이 다가오자 백악관이 멕시코 국경장벽과 관련해 ‘장벽 건설 부지 확보 여부와 관계없이 관련 연방기관들의 장벽 건설용 자금 지원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밀어붙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새 이민정책 시행을 방해하려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조지에 대해 존 샌드웨그 전 ICE 국장 대행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불법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샌트웨그 전 국장대행은 CNN에 “트럼프 행정부가 지역 사법당국이나 주정부들과 작성한 합의문은 전례가 없는 것으로 바이든 행정부나 국토안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기회를 주려는 노력”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어처구니 없는 합의들은 불법적이며 집행될 수 없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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