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대법원장, 주요 재판서 ‘캐스팅보터’로 막강권한 행사

DACA, 낙태 관련 이슈에서 소신 판결 내려
로버츠 대법원장 판결로 70만명 혜택 DACA 유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전화회의 주도

미국 연방대법원의 수장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보수 성향이지만 최근 이민 및 낙태 관련 사안에서 진보적인 판결을 내리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특히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불법이민자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정책인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DACA·다카) 폐지에 반대표를 행사했고, 이에 앞서 직장 내 성소수자(LGBT) 차별 금지에 찬성하는 판결을 내렸다.

27일(현지시간) CNN은 로버츠 대법원장이 주요 재판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또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여파로 대면회의가 사라진 이후 로버츠 대법원장 주도로 전화회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29일 낙태 시술을 할 수 있는 자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한 루이지애나주(州)의 ‘안전하지 못한 낙태 방지법(Unsafe Abortion Protection Act)’이 헌법상 부여된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제한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이 과정에서 로버츠 대법원장은 4대 4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낙태권 보호에 찬성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또 보수파 대법관들에게 총기규제에 관한 조례와 관련해 그들의 편에 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로 인해 지난 6월 연방대법원에서 수정헌법 2조와 관련된 탄원서들이 모두 기각됐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처럼 자신의 지위를 최대한 활용하며 중간자 역할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일부 이슈에서 자유주의자들 편에 섰지만, 종교에 대해서는 보수적 색채를 드러냈으며 의결권 및 집행 권한에 대해서는 보수주의를 강화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현재 65세로 앞으로 20년간 더 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 1월 상원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심판 재판장을 맡으며 대중들로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DACA 존폐 여부 결정한 로버츠 대법원장

로버츠 대법원장은 지난 6월 DACA 폐지 불허 판결로 이목을 끌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전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지지했다는 점에서 그가 내린 결정에 대해 보수 진영뿐만 아니라 진보 진영도 놀라움을 표했다.

CNN에 따르면 로버츠 대법원장은 DACA와 관련해서는 자신의 소신의 굽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비공개 회의 때부터 DACA 유지 필요성을 주장했다고 한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70만명의 젊은이들에게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인 DACA를 폐지할만한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9월 DACA 프로그램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제동이 걸렸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DACA 단계적 폐지 선언을 발표한 지난 2019년 9월 이전으로 DACA 정책을 완전히 복원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수정헌법 2조에 대해서도 진보적인 판결 내려

연방대법원에서는 지난해 12월2일 총기규제의 위헌성 여부를 판단하는 심리가 시작됐다. 뉴욕시가 시민들이 소유한 총기를 집밖으로 갖고 나가지 못하게 하는 조례를 발표하자 뉴욕 총기협회는 수정헌법 2조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항소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원고측에서 연방대법원에 심리를 요청해 재판이 열렸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총기규제와 관련한 10건의 탄원을 모두 거부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총기규제와 관해 총기협회 등이 제출한 10건의 탄원을 모두 거부했다. 심리가 열리기 위해서는 5명의 대법관의 찬성해야 하지만 로버츠 대법원장이 보수파 편에 서지 않아 심리가 열리지 않았다.

<뉴시스 권성근 기자>

존 로버츠 대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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