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 소환 받았어도 출석 안해도 된다

LA·OC 법원 잠정 폐쇄, 배심원 재판 모두 취소
보석금 책정 면제·수감 줄여

LA에 거주하는 한인 이모(49)씨는 지난 6일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지난 2월 배심원 소환 통보를 받아 이날부터 법원에 출두하도록 일정이 잡혀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 속에 정신이 없다보니 전날인 일요일에 법원에 전화를 거는 것을 깜빡 잊어버렸었기 때문이다.

배심원 날짜를 놓친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정보를 찾기 위해 LA 카운티 수피리어코트 웹사이트에 접속한 이씨는 그러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캘리포니아주의 ‘스테이 앳 홈’ 행정명령에 따라 주 법원 시설들이 지난 달부터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면서 배심원 재판 일정도 모두 취소돼 아예 배심원 소환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안내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자택대피령이 시행되면서 LA와 오렌지카운티 수피리어코트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주 법원이 배심원 서비스를 모두 취소, 배심원 소환 통보를 받은 주민은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LA 카운티 수피리어코트는 배심원 서비스 웹페이지에 오는 5월18일까지 배심원 서비스 일정이 모두 취소됐다며 이 기간 소환 일정이 잡힌 배심원들은 법원에 출석할 필요가 없으며 따로 취소 요청 등 추가 조치도 전혀 취할 필요도 없다고 전했다.

오렌지카운티 수피리어코트도 오는 4월24일까지 법원 시설이 모두 일반인들에게 오픈되지 않는다며, 여기에는 배심원 재판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일정이 잡혔던 배심원들은 출석 의무가 자동적으로 면제된다고 법원 측은 밝혔다.

리버사이드 카운티 수피리어코트 역시 공중보건 우려로 이달 17일까지 문을 닫기로 결정하고 배심원 재판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에 앞서 타니 캔틸-사카우에 캘리포니아 대법원장은 지난달 24일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위해 주 전역의 수피리어코트 시설 일반인 출입 제한 조치를 내렸다. 또 LA 카운티 수퍼리어코트의 케빈 브라질 법원장도 카운티 내 모든 법원 건물에 일반인 출입을 금지시키고 판사와 커미셔너, 직원 등 법원 관계자들에 한해서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또 캘리포니아 사법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추가 조치로 지난 6일 경범 용의자와 일부 중범용의자들에 대한 보석금 책정을 면제해 범죄 용의자들의 구치소 입감을 줄이는 한편 재판 관련 히어링이나 심리가 원격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한편 오렌지카운티 법원은 배심원 전화사기에 대한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법원을 사칭해 배심원 소환이 됐다며 주민들에게 크레딧카드 정보나 소셜 번호를 묻는데, 법원은 이를 절대 묻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국일보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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