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사태”…미국이 멈췄다

코로나19에 일부 이동 제한도 검토
학교 휴교·시설 폐쇄·행사 ‘올스톱’
입국 금지국에 영국·아일랜드 추가

미국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멈춰 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자국민의 국내 일부 지역 이동 제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첫 주말인 14일 수백명이 모이는 행사가 금지되고, 각종 놀이시설과 문화시설도 폐쇄됐다. CNN은 미국인들의 “일상생활이 거의 마비됐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연방정부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억제 노력을 최대한 촉진하기 위해 오늘 나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420억달러(약 51조원)의 재난기금을 주정부 등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미 연방하원은 국가비상사태 선포 후 무료 진단검사 및 노동자 유급병가 등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 회의 뒤 언론 브리핑에서 “특별히 어떤 지역으로부터의 여행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지역을 특정해 해당 지역 주민의 외부 이동을 금지하는 방안을 시사한 것이다.

태스크포스를 맡고 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브리핑에서 “모든 보건 전문가들의 일치된 권고에 따른 조치”라며 “영국과 아일랜드를 미국 입국 금지 대상에 추가한다”고 했다. 지난 11일 유럽 26개국에 대해 미국 입국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제외시킨 두 국가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나자 추가 조치를 내린 것이다.

코로나19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으며, 3045명(사망 60명)이 감염됐다고 미국 언론들이 15일 전했다. 미국 본토 50개 주 가운데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만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보수단체 행사와 플로리다 개인 리조트 등에서 감염자와 잇따라 접촉한 사실이 확인돼 관련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인들의 일상도 큰 타격을 받았다. 각급 학교가 줄줄이 휴교에 들어갔으며, ‘사재기 광풍’으로 대형 매장과 상점 곳곳에 텅 빈 진열대만 덩그러니 남았다. 각종 종교와 스포츠 행사들도 ‘올스톱’됐다.

미국이 코로나19를 방관할 경우 감염자는 1억6000만~2억1400만명, 사망자는 20만~17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리들과 대학 전문가들이 비공개로 논의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모델 분석 결과를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경향신문 김재중 특파원>

마트 앞에 줄 선 미국인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코스트코 마트 밖에서 14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장을 보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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