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비자 ‘좁은 문’…남느냐 돌아가느냐, OPT 유학생들 전전긍긍

4월1일 접수 앞두고 고민

유학생 신분으로 대학을 졸업한 후 현장실습(OPT)을 하고 있는 김모씨는 최근 회사로부터 취업비자(H-1B) 신청 제안을 받았으나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

김씨는 “회사 측으로부터 취업비자 신청을 제안 받았으나 추첨될 확률도 낮은데다 추가서류 제출을 통과할 자신도 없다”며 “한국으로 돌아갈까 심각하게 고민 중이지만 한국내 취업시장도 좋지 않아 어찌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생의 황금기인 20대 대부분을 미국에서 지내온 정 모씨도 갈수록 높아지는 취업비자 발급 기준으로 인해 미국에 잔류하는 것이 연일 불안하기만 한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학 졸업 후 OPT로 한인 회사에서 근무하며 온라인 대학원까지 신청한 정씨는 “H-1B 추첨 탈락의 고배를 마신 쓰라린 경험도 갖고 있으나 어렵게 온라인 대학원에 등록해 간신히 불법체류 신분은 면했다”며 “석박사에게 취업비자 발급기회가 더 많다고 해 기대가 높지만 한국으로 돌아가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아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또 다른 학교를 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오는 4월1일 시작되는 2020년도 전문직 취업비자 신청 접수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취업비자 프로그램을 더욱 까다롭게 하고 있어 한인 취업 희망자들이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사전 접수를 준비하고 있다.

9일 한인 이민 변호사들에 따르면 오는 3월1일부터 H-1B 신청서(I-129) 사전접수에 앞서 고용주들의 온라인 사전등록을 의무화하는 ‘고용주 사전등록제’가 전격 시행됨에 따라 이민법 변호사 사무실에 이와 관련한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민법 변호사들은 3월 시행을 앞둔 고용주 사전등록제와 관련한 세부 시행규칙이 발표되지 않아 예년과 동일한 청원 접수와 함께 새로운 시스템에 적합한 고용주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

이민법전문 이경희 변호사는 “3월1일부터 20일까지 H-1B 비자 고용주 등록을 해야 하는 것은 지난해 발표됐으나 아직 시행 세칙이 발표되지 않아 예년과 동일한 청원서 접수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라며 “고용주 사전등록제가 예정대로 시행된다면 온라인 사전등록분에 대해 추첨이 이뤄지며 이 추첨에 당첨된 경우에 한해 정식 비자신청서(I-129)를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바뀐 시스템과 함께 올해 H-1B 심사도 더 까다로워지는 등 유학생들의 취업비자 기회가 줄었음에도 한국내 얼어붙은 고용시장으로 인해 막상 한국행을 선택하는 한인들은 거의 없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갈수록 한국내 취업 상황이 안 좋아져 미국내 취업비자가 탈락 될 경우를 대비해 다른 학교를 알아보는 학생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라며 “취업 영주권이나 비자 등 유학생들의 고민도 깊어지지만, 정작 비자를 해결할 가능성은 점차 적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안타까워 했다.

<한국일보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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