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단체들, 트럼프 反이민 정책에 반기

“美이주민들, 홀로코스트 유대인과 같은 일 겪고있어”

미국 유대인 단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에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으로부터 유대계 표심을 빼앗아오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는 상반된 반응인 셈이다.

22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미 친(親)이민 유대인단체 ‘네버어게인액션’은 소셜미디어에서 ‘#jewsagainstice(Jews against ICE·이민세관단속국에 반대하는 유대인들)’이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해당 단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이 유대인 홀로코스트와 맥락을 같이 한다는 주장 하에 미 정부의 이주민 구금 및 구금시설 환경 등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주민 구금시설을 강제수용소에 비유한다.

이 단체 소속 소피 엘먼 골런은 ABC에 “나라 전역에서 이주민들에게 일어나는 일은 홀로코스트 발생 전에 벌어진 일과 토대가 같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지난 6월30일 뉴저지 엘리자베스 소재 구금센터 앞에서 200명 규모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카고 네버어게인액션 설립자인 털리 긴즈버그는 “가족을 찢어놓고 사람들을 깊이 상처 입히는 기구를 멈추기 위해 사람들이 일어서 필요한 무엇이든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 전역 랍비 2000여명으로 구성된 인권단체 ‘트루아’ 역시 네버어게인액션의 활동에 동조하고 있다.

이 단체 소속 랍비 질 제이컵스는 ABC에 “우리의 전체적인 역사는 어떤 곳에서 쫓겨나 안전한 삶의 터전을 찾는 데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홀로코스트 시절 유대인들과 미국 내 이주민들을 동일시한 것이다.

미네소타 유대인단체 ‘유대인커뮤니티액션’도 트럼프 행정부 반이민 정책에 반기를 든 단체 중 하나다. 이 단체 소속 커린 므로츠는 “우리 중 대부분은 환영받지 못하던 시절 이민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했다.

유대인커뮤니티액션은 네버어게인액션과 함께 지난 6월 이민법원이 위치한 미네소타 세인트폴 소재 연방청사 외부 교통을 차단하는 퍼포먼스를 벌였었다. 무슬림 단체들도 당시 활동에 연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유대인 표심 자극을 위해 노골적인 친유대 메시지를 표출해왔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한 게 일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민주당 소속 무슬림 하원의원인 일한 오마를 반유대주의자로 몰아세우고, 오마를 엄호하는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이스라엘을 경멸한다”고 반유대주의 낙인찍기를 시도했었다.

그러나 유대인단체들의 반이민 정책 비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는 정반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유대계 미국인은 이스라엘과 유대인들에게 매우 불충하다”고 발언한 점도 유대인 단체 사이에서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뉴욕 유대인단체 ‘인종·경제정의를 위한 유대인’ 소속 오드리 새슨은 이와 관련, “그는 매우 반유대적인 비유를 사용하고, 유대인들을 모든 이들에게 맞서도록 하고 있다”며 “유대인들이 (그에 맞서) 훨씬 더 많은 수로 결집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뉴시스 김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재향군인회 ‘암베츠'(AMVETS) 행사 참석을 위해 켄터키주로 떠나기 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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