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씩 밀입국… 국경위기 현실화되나

한 번에 424명 적발도 35%“심각” 우려 높아져

뉴멕시코 주 선랜드 파크의 국경지역에서 지난 달 30일 새벽 1시께 국경을 넘던 424명의 이민자들이 한꺼번에 체포됐다. 함께 밀입국을 시도하던 같은 그룹의 이민자들이었다. 이들을 체포한 국경순찰대측은 밀입국을 시도하다 한 번에 체포된 이민자들 중 역대 가장 많은 숫자였다고 밝혔다.

같은 날 새벽 2시 뉴멕시코주 앤틸로프 웰스 국경지역에서는 또 다른 밀입국 시도 이민자 230명이 국경순찰대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뉴멕시코와 텍사스 등 일부 남부 국경지역에서는 최근 이처럼 수백명 단위로 그룹을 지어 밀입국을 시도하는 이민자들이 단체로 체포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국경 위기’(Border Crisis)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다,

‘국경 위기’가 국경장벽을 세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장된 수사가 아닌 실제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미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비교적 밀입국 문제에 관대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국경 위기’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달 3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미 유권자의 35%가 현 상황을 심각한 국경위기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1월 조사의 24%에 비해 11%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55%의 응답자는 위기는 아니지만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국경지역에 미군 병력을 파견해 놓고 있는 국방부는 이례적으로 미군 병사들의 이민단속 참여를 일부 허용한 데 이어 병력 300명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국토안보부는 가용 단속인력을 남부 국경지역으로 집중 배치하고 있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 소속 인력 상당수를 남부 국경으로 재배치했다.

국경 위기가 현실화하는 모양새가 나타나자 민주당의 입장변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국경 위기를 과장해 두려움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일관되게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던 민주당은 ‘가족 분리’ 수용정책에 반대하는 등 인도주의적인 이민자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미국인들은 ‘국경 위기’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45%는 현재의 국경 사태가 심각하지만 위기는 아니다는 입장인 것으로 조사됐고, ‘심각하지 않다”라는 답변도 18%나 됐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그늘집>
www.shadedcommunity.com
gunulzip@gmail.com
미국 (213) 387-4800
카카오톡 imin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