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볼 때 신분증 필요하다?…트럼프, 유세연설서 잘못 주장

플로리다 유세연설…”공화당 링컨 이후 최고의 대통령” 자화자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식료품류를 사는 간단한 장보기 때에도 사진이 든 신분증(photo identification)이 필요하다고 선거 유세연설에서 발언했다가 체면을 구겼다. 미 시민권이 없는 이들의 선거권을 허용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연설 도중에 나온 이 발언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백만장자 대통령’이 직접 장보기를 하지 않아 서민의 생활을 잘 알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반응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탬파에서 플로리다주 프라이머리(11월 중간선거에 나갈 각 당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를 앞두고 열린 선거 유세에 참여해 두 명의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전역 중에서도 손꼽히는 선거 격전장의 하나인 이곳에서 수천 명의 지지자를 상대로 “신분증(포토 ID)이 필요 없는 유일한 순간은 투표하려 할 때뿐”이라며 시민권이 없는 외국인들의 투표를 허용해서는 안 되며 더 엄격한 투표 관련 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밖에 나가서 식료품을 사려고 한다면 (자기 모습)사진이 담긴 카드, 신분증이 필요하다”며 “당신이 밖에선 어떤 것을 사려고 해도 신분증과 사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론 드샌티스(플로리다) 하원의원, 릭 스콧 주지사를 지원하는 연설 과정에서 나왔다. 이들은 공화당 내 ‘친 트럼프’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사진이 담긴 신분증은 주류, 담배나 감기약 등 특정 품목을 사려고 할 때만 필요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발언과 관련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최근에 식료품류 또는 다른 어떤 것이라도 본인이 직접 구매한 게 언제인지에 관한 질문에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통신은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설에서 민주당이 자신의 정책 의제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고, 자신이 지명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후보자를 인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공화당원이 선출돼야 한다면서 지지를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연설에서 자신이 현재 공화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사라면서 공화당 출신 대통령의 상징적 인물인 에이브러햄 링컨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역사상 공화당 대통령 가운데 에이브러햄 링컨을 제외하고는 가장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여론 조사에서 자신이 링컨 대통령보다 더 높은 수치를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1860년대에 대통령을 지냈던 링컨 대통령에 대한 과학적 여론 조사 결과가 없다는 점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트럼프, 美 플로리다서 유세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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