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소득있는 외국인 ‘세금 독촉 사기’ 조심

‘W-8BEN’ 양식 가짜 보내, “회신 안하면 30% 세금” 압박
소셜·은행계좌·여권번호 등, 개인정보 광범위하게 빼내

미국에서 소득이 발생한 외국인이 작성하는 연방국세청(IRS)의 ‘W-8BEN’ 양식을 본떠 개인정보를 빼내는 사기가 급증, IRS가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국 내 원천징수 보고를 위한 수익자 지위 증명’(Certificate of Foreign Status of Benficial Owner for United States Tax Withholding and Reporting)이란 긴 명칭을 지닌 W-8BEN은 IRS나 은행이 개인에게 보고하라고 안내하기도 한다.

문제는 미국에서 세금보고 등을 해본 경험이 없는 외국인 신분으로 얼떨결에 받게 된 가짜 양식에 속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IRS는 우편이나 팩스 등으로 가짜 W-8BEN 양식을 보낸 뒤 개인정보를 적어 회신하도록 하는 수법으로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짜 양식과 동봉하는 ‘설명서’(Instruction)를 통해 제대로 기재해서 보내면 미국과 조세협정이 체결된 내용에 따라 낮은 세율을 적용받지만 회신하지 않으면 30%의 원천징수를 당할 수 있다고 안내하며 개인들을 압박하고 있다.

설명서상의 세율과 관련된 내용은 맞다. 즉, 외국인이 미국 내에서 얻은 이자, 배당금, 임대료, 로열티, 프리미엄, 연금, 서비스에 대한 보상 등의 소득에 대해서는 세법에 따라 30%의 소득세율이 일괄 적용된다.

그러나 양식 자체는 사기꾼들이 개인정보를 빼낼 요량으로 만든 가짜인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실제 양식은 이름, 생년월일, 국적, 거주지 주소와 메일링 주소, 소셜 시큐리티 번호나 납세자 식별번호 또는 외국인 납세자 번호(없으면 공란도 가능) 정도만 기재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가짜 양식은 패스포트 넘버와 은행 계좌 관련 정보를 비롯해 각종 개인 비밀번호와 비밀번호를 유추할 수 있는 개인정보까지 광범위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사기성 편지나 팩스는 W-8BEN과 함께 IRS의 ‘W9095’ 양식을 동봉하기도 하는데 W9095 양식은 아예 존재 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그저 사기꾼들이 피해자를 현혹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IRS는 “IRS를 포함한 세금 관련 정부기관, 세금보고 대행자, 세금보고 소프트웨어 업체 등이라고 밝히며 접근하는 편지, 이메일, 팩스 등에 유의해야 하는데 특히 동봉된 양식이 진짜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IRS는 패스포트 번호나 은행 계좌 정보, 첫번째 강아지 이름, 어머니의 결혼 전 성 등을 묻지 않는다”고 밝혔다.

IRS는 이와 더불어 IRS가 개인 납세자에게 요구하지 않는 내용들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우선 특정한 기프트 카드나 송금 등 특정한 수단의 지급 방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 전화로 데빗이나 크레딧 카드의 번호를 달라고 하지도 않는다.

당장 세금을 납부하라고 독촉하지도 않는데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우선 우편으로 편지를 보내고 납세자가 반박하거나 문의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한다. 여기에 경찰이나 이민 단속국 등 법 집행 기관을 대동하겠다고 협박하지도 않는다.

IRS는 “IRS는 각종 면허나 이민 신분 등을 폐기할 권한이 전혀 없다”며 “모두가 피해자를 압박하기 위한 사기 수법이라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 W-8BEN 양식이란

미국에서 외국인이 소득을 얻게 될 경우 미국 세법에 의해 외국인임을 증명하는 서류다. ‘BEN’은 수혜자(Beneficiery)라는 의미로 미국과 조세 협정을 체결한 국가의 국민이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즉 양식을 작성하지 않거나, 정확하게 작성하지 않으면 소득의 30%를 원천징수 당하지만 제대로 신고하면 미국과 체결된 조세 협정에 따라 한국인의 경우, 이자(12%), 배당(10~15%) 등 30%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한국일보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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