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감형권’행사…불체자고용 유태인

27년형 복역하던 루바슈킨 석방
첫 사면 대상은‘불체자 사냥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처음으로 행사한 ‘감형권’ 대상은 미성년자를 포함해 불법체류 이민 노동자를 착취하다 중형을 선고받은 육류가공업체의 유태인 전 대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취임 후 첫 감형권을 행사해 미 최대 유대계 육류 도축·포장·가공업체의 전 소유자인 셜롬 루바슈킨에 대한 석방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은행 사기와 돈세탁, 미성년 불법체류자 노동력착취 등 80여 개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돼 2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루바슈킨은 이날 전격적으로 석방됐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감형권 행사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정치인과 법조계의 줄기찬 감형요청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법조계는 유태인 랍비로 초범인 데다 자녀 10명을 둔 아버지인 그가 이미 8년을 복역했고 폭력과 무관한 범죄를 저지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관용을 베풀어줄 것을 강하게 요청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형 결정으로 루바슈킨은 이날 즉시 석방돼 부인과 자녀의 품으로 돌아갔다. 다만 감형은 사면과는 달리 범죄 기소 자체가 소멸되지는 않는다.

루바슈킨은 지난 2008년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그가 대표로 있던 아이오와주 육류가공 공장에 대한 이민 당국의 대대적인 급습작전으로 불법 행위가 적발됐다.

당시 루바슈킨의 육류가공 공장에서는 미성년 아동을 포함해 불법체류 이민자 직원 389명이 체포됐다.

또, 가짜 회계서류를 조작한 혐의 등 80여건의 불법혐의가 적발돼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27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당시에도 각계에서 그에 대한 사면 또는 감형을 바라는 청원이 잇따랐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이를 수용하지 않은 채 퇴임했다.

앞서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체류자 사냥꾼’으로 불렸던 애리조나 주 마리코파 카운티 셰리프 국장 조 아르파이오에 대한 첫 사면권을 행사한 바 있다.

첫 사면과 감형권 행사 대상자가 모두 불법이민과 연관된 인물이었던 셈이다.

<한국일보 김상목 기자>

셜롬 루바슈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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